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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 모호한 이회창씨 거취

2007-10-30     경인매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행보가 정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시도 때도 없이 불거져 나오는 소문 정도로만 치부돼 왔던 그의 출마설이 본인과 주변의 언행으로 인해 소문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출마와 관련한 이전총재의 언급만 보더라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이전총재는 “(정계 은퇴 때의)입장과 변함 없다”고 하더니 “나중에 보자”로 수위를 높였고, 마침내 엊그제는 측근이라는 사람이 “대선 출마 적극 검토”라는 언급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이 전 총재의 거취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무소속 대선 출마설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이전총재 본인 또한 얼마전 자신을 찾은 한나라당의 어느 국회의원에게 “차일시 피일시(此一時 彼一時)”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뜻이니 ‘이번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그는 특히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자”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모름지기 지도자는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존경을 받을 수 있고 나라도 안정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 총재의 애매한 처신은 의아스럽다. 이 전 총재는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총재가 기필코 출마하겠다면 그 이유를 국민 앞에 솔직히 밝히면서 떳떳하게 출마 선언을 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 그게 아니라면 깨끗하게 미련을 접고 정계 원로의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법과 원칙의 신봉자라는 그가 그 같은 ‘큰길’은 걷지 않은 채, 애매모호한 언술로 대선 판도의 불안정성을 부추기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한다면 떳떳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