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업체

기자 수첩-헛 공약, 표로 심판하자

2006-05-24     경인매일
공약 없는 선거는 없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만큼 공약 자체가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은 적도 드물다. 매니페스토 정책 선거 개념이 본격 도입되면서 후보들은 공약의 실현가능성이라는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실제 공약 관련 방송토론회 및 신문지면을 다수 접한 국민들은, 각 후보들의 정당이나 인물뿐 아니라 공약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제 이 낯익은 공약들의 중요성에 대한 무게를 측량하고, 해당 공약이 실제 내 것으로 내 생활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범주의 것인지 진지한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시대는 진짜 같은 가짜가 판치는 이미테이션 황금기임을 잊지 말자.

때맞춰 지방선거시민연대는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막개발·헛공약’ 사례를 지적했다.

16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내놓은 총 997개의 공약 중 40개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 없는 보여주기식 ‘헛공약’ 또는 과도한 개발로 부작용이 우려되는 ‘막개발 공약’이라는 것이다.

또한 발표 자료 의거 과반수가 넘는 551건의 공약이 개발 관련 공약임을 상기할 때, 그들 스스로 개발도상국의 자치단체장을 자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더 이상 개발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며 개발보다 더 시급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음을 간과한 결과다.

이를 입증하듯 국민들의 이목을 끈 주요 공약은 교육 제반 여건 등이다. 후보자들은 국민정서를 외면한 개발 위주 공약 및 ‘막개발·헛공약’에 대한 뼈아픈 자기반성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제 선거는 일주일 남짓한 기간으로 바짝 다가왔다.

매니페스토를 신은 발걸음이 아직은 삐거덕거리고 어설프지만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적으로 무리 없이 정착할 것으로 믿는다. 성패의 여부는 5월 31일 유권자의 손으로 결정될 것이다.



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