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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창] 바다

2023-08-11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바다
                 이희철

파도는

출렁출렁
줄을 돌리고……

높이 높이
하늘까지

줄을 돌리고……

물새는
펄쩍펄쩍
뜀질을 하고…… 

끼룩끼룩

가락 맞춰
뜀질을 하고……

바다는
물새들의
넓은 운동장.
              

흰모래 이희철(李熙澈, 1922~ 2006)은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한 살 때부터 충남 예산군 봉산에서 자랐다.

예산에서 초등학교 교사, 교감으로 있다 퇴직하고, 1971년부터 2006년 작고할 때까지 35년동안 인천에서 살았다. 그는 말년에 인천 십정동 주거지를 수졸재(修拙齋)라 했다. 수졸(守拙)은 자기 분수에 맞게 산다는 도연명의 싯구인데, 자기를 낮추고 자연과 함께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7.5조의 이 동시는 1988년 그가 한국아동문학작가상(한국아동문학회 주관)과 인천시문화상(문학부문)을 수상한 기념으로, 예산 봉산초등학교 교정에 제자들이 세운 시비에 새겨져 있다. 

그가 초등학교 교사일 때 봉산초등학교 제자들은 운동장에서 긴줄넘기 놀이를 즐겼다. 

시인은 출렁출렁 파도치는 바다를 보며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줄을 돌리는 장면을 연상했다. 물새인 갈매기들은 출렁거리는 파도 줄을 넘으려 펄쩍펄쩍 날아오르며 뜀질을 한다. 바다를 물새들의 넓은 운동장에 비유한 상상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