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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진정한 장애인은

2024-04-18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오는 20일은 1972년 보건복지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로 제44회째를 맞이한다. 장애인은 선천적 요인, 후천적 요인은 물론 각종 상해나 사고로 인해 생기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을 총괄하는 용어다.

물론 원해서 장애인이 되는 경우는 없겠지만 일반인들 시각에서 편견을 갖는 자체가 문제다. 이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이 생겼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장애인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던 시절이 있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장애인에 대한 사회복지 차원의 예산편성과 기타 시설물 설치, 교육, 제도적 안배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장애인 시설을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그리 뒤지지 않을 만큼 잘 되어 있지만 아직도 일부 사람들의 편견은 잔존하고 있다.

돈으로 해결될 일이 있고 배려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는 것이다. 평소에는 필요 없다가도 막상 신체나 정신적 장애가 발생하고 나면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점자의 기본적인 숙지, 수화에 대한 기본적인 동작의 체험은 일시적이나마 장애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각장애인의 어려움과 청각장애인의 불편함을 공감하게 된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걷는 계단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문턱인지 알게 된다. 여기서 장애와 질병은 다르다.

몸이 아파 간병을 요하는 상태로 들어간 것은 장애가 아니라 질병이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빼면 유병 기간이 남는데 이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다가 노환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를 말한다.

생물학적으로는 생존하고 있으나 경제활동이 불가하고 대·소변도 조절하지 못하는 처지까지 감안하면 전 국민의 상당수가 장애인이거나 환자다. 현대사회에서 장애인은 장애가 없는 일반인과 전혀 다를 바 없다.

편견을 갖는 자체가 몰상식한 견해고 함께 사는 사회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는 경우 겪지 않았던 불편을 겪어야 하므로 선천적인 장애보다 더 견디기 어렵다.

특히 당뇨병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경우나 교통사고, 산재사고 등으로 장애를 겪게 되면 정신적 피폐함까지 더해지기도 한다. 물론 처음에는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차츰 현실을 받아들일 때 까지 과정은 순전히 당사자의 몫이다.

평소 하던 일을 못하게 되고 경제적 능력도 축소되거나 상실하게 되며 가까운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자책감에 힘들어할 수 있다. 누구는 원치 않았던 일이기에 감당하기도 어렵지만 거부하거나 피한다고 달라질 일은 더더욱 없는 것이니 현실을 직시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의지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장애에 대해 자신과 전혀 무관하다고 여기는 것 또한 또 하나의 장애로 볼 수 있다. 필자는 얼마 전 ‘자폐인의 날’을 글로 설명한 적이 있고 다가오는 9월 23일에는 손짓과 몸짓, 얼굴 표정 등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화의 날’의 의미도 설명할 예정이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장애인에게는 심한 상처가 될 수 있으며 던지는 돌은 장난이라도 맞는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농담이라도 할 게 있고 못 할 게 있으며 개그가 조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인 패럴림픽. 올림픽과 같이 진행되는 이유는 신체적 불편으로 누구나 즐기며 참가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인류애를 대표하는 패럴림픽은 이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스포츠 축제다.

이제 장애인의 영역은 시대가 변할수록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주차장은 물론 보도블록과 계단 난간 손잡이의 점자 안내, 점자 명함에서부터 책자까지 다양하다. 집안에서 웅크리고 바깥 출입을 두려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지하철과 버스, 문화공연장의 장애인 우대석. 국회에서도 비례 대표를 정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의 시설물은 선진국 못지않다. 하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건 편견이다. 배우자 선택에서 부모들의 심경이 그러하고 직원 채용에 있어 망설였다면 그 또한 그러하다.

내 자식만 귀히 여기다 남의 자식이 장애가 있으면 거리감을 두게 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2024년 예산은 2023년보다 2.8% 증가한 656조 9,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보건복지부에서 발달장애인 지원 3,567억 원, 장애인 활동지원 2조 2,846억 원, 장애아동 가족 지원 1940억 원, 장애인 일자리 지원 2,227억 원 등 총 3조 580억 원을 편성했다. 작년 대비 4,262억 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이 밖에 장애인들의 영화 관람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618억 원을 편성했다. 향후 이 같은 예산편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의 편익 추구에 어떤 항목이 피부에 와 닿는지도 현장에서 면밀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장애는 크게 신체적, 정신적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지만 정작 진정한 장애인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첨단 의료 장비로도 확인되지 않는 인격 장애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도덕적 장애.

피 같은 국민들의 혈세를 짜내어 물 쓰듯 펑펑 쓰고도 전혀 아깝게 생각지 않는 무감각 증상의 중환자. 권력을 이용하여 온갖 특혜를 누리고도 자신은 억울하다며 눈물로 하소연하는 이중인격의 인격 장애.

나아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인줄 뻔히 알면서도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욕심으로 거짓말을 쏟아내는 도덕적 장애야말로 고질병이다. 고질병을 고칠 병으로 만드는 것은 오로지 환자 당사자의 몫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발병하는 허언증과 과대망상증, 대인기피증, 남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관음증. 본능을 주체 못해 동물로 변해가는 변태.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인한 비정상적인 판단은 모두 고질병이다.

특히 자신의 과오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남에게 뒤집어씌우며 처음에는 아닌 줄 알다가도 계속 거짓말을 하다 보면 스스로 짜놓은 시나리오를 확실하게 믿는 병을 얻게 된다. 물론 현대 의학도 못 고치는 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