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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창] 할아버지 지팡이

2024-09-13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할아버지 지팡이

                       송영숙

우리 할아버진 다리가 셋.
지팡이 다리가 하나 더.

할아버지 지팡이 되고픈데
지팡이보다 작은 내 키.

떡국 세 번 더 먹고
학교 들어갈 때쯤

내 키가 
두 뼘은 더 커지겠지.

밥 잘 먹고 키가 쑥쑥
얼른 할아버지 지팡이 돼야지.

송영숙(宋永叔)은 1947년 개성 근교 개풍군의 외갓집에서 태어났다. 6·25전쟁으로 아버지의 일터를 따라 여러 곳에서 피난생활을 했다.

5학년 여름방학 때 서울로 이주해 중·고등학교, 이화여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했다. 이대평생교육원에서 독서지도자교육을 강의하고, 대구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겸임교수, 인천 수봉도서관 관장을 역임했다. 

2017년 <아동문학평론> 동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후, 『다윤이 연필 될래요!』, 『다예의 핑크돼지』, 『재봉틀 책상』, 『다섯 살 할머니』 등 네 권의 동시집을 출간했다.

2024년 (사)어린이문화진흥회 어린이문화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고구려아이문학사랑회 대표를 맡고 있다.

시 속의 화자는 나를 귀여워하는 할아버지의 지팡이가 되어 잘 걷게 하고 싶다. 아직은 키가 작아서 할아버지 지팡이를 대신할 수 없지만, 두 뼘만 키가 더 커지면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급하다, 화자인 나는 얼른 크고 싶다. 다정하게 손잡고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정다운 그림이 마음에 그려지는 동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