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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조각, 국민 실망시키지 말라
편법 조각, 국민 실망시키지 말라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2.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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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지연과 이상한 조각 발표차기 행정부를 이끌고 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 발표가 기형적으로 진행됐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여야 간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조각은 새정부의 개편안을 토대로 13부 또는 14부서의 장관 후보가 공개되었다.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일차적으로 통합민주당(가칭)과 한나라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극한 조건 속에서도 절충의 묘를 살려 타협점을 찾아내는 데 정치의 본질이 있고 묘미가 있다. 이런 타협 의식에 바탕하지 않는 정치는 끝없는 소모전과 분열로 상처만 남을 뿐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이번 사태만 해도 새 정부의 비정상적인 출발과 이로 인한 국정 공백은 누가 떠안을 것인가. 통합민주당으로서는 예비 야당을 기약한 처지에서 견제 능력을 저울질해 보는 무대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자기 살림과 식솔을 줄이면서 작지만 효율성 있는 정부를 꾸리겠다는 데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의당 있어야 할 새 정부에 대한 정치적 도리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새 정부가 의욕과 포부를 갖고 제시한 새로운 청사진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인내를 갖고 일단은 지켜보는 게 온당하다고 본다. 정부와 여당에 국정의 책임을 묻기 전에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기본틀은 주어져야 하지 않겠는가.이 당선인은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을 펴다 보면 국민 이해를 못 받을 경우도 있겠지만 주춤거리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선인의 언급이 아니라도 소신있는 국정운영은 이 시대 지도자들의 기본 덕목이다. 그렇더라도 ‘신뢰와 소통’ 부재 하에서는 어떤 소신과 정책도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것 또한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이 남겨준 뼈아픈 교훈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편향성이 두드러지는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은 걱정되는 바가 크다. ‘유능한 사람이면 됐지 지역·학교 안배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은 여전히 지역 계층 집단간의 뿌리깊은 갈등과 불신, 패거리 문화가 고질적 병폐로 남아 있다. ‘갈등의 조정자’로서 국민통합의 책무를 부여받은 대통령에게 기업의 CEO와는 다른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워크숍에서 “이 당선인의 성공 스토리를 개인의 신화가 아닌 국가적인 것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성공신화에만 집착하다 독선과 오만, 과욕과 조급증으로 신뢰의 위기를 자초한 역대 정권의 교훈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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