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업체

[덕암칼럼] 점점 멀어져가는 남과 북
[덕암칼럼] 점점 멀어져가는 남과 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난 4월 22일 오후 3시 1분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 352km 지점에 초대형 방사포 4발을 발사했다. 외신에 따르면 섬 목표를 명중 타격했으며 발사 지점과 도착 지점의 거리를 계산하면 평양 일대에서 군산 공군기지까지의 타격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은 이번 훈련 배경에 대해 군산 공군기지에서 진행 중인 연합편대군종합훈련(KFT, Korea Flying Training)과 연합 공중 침투훈련을 언급하며 극히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성격을 띠는 적들의 군사적 대결 소동에 대해 적들에게 보내는 불경한 경고신호라고 발표했다.

물론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에 새삼 요란을 떠는 정부 발표나 지레 겁먹는 국민들은 없겠지만 한반도 긴장 국면은 언제 어떤 식으로든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은 현대판 화약고임은 틀림없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들의 높은 명중률에 대해 마치 저격수 보총 사격을 본 것만 같다며 세계 최강의 우리식 전술핵 공격수단들이 신속하고 철저한 반격 태세에서 유사시 중대한 자기의 전략적 임무 수행에 충실히 동원될 수 있게 엄격히 준비되어 가고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고 미국 정부의 한국 방위 약속을 신뢰할 수 없게 됐으며 미국이 자국 도시 5개를 희생하면서까지 북한에 행동할 것으로 믿으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 말을 해석하자면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대해 대한민국을 초토화하려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미국인데 미국의 주요 도시를 표적으로 핵미사일을 정조준한 다음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나서지 말라 하면 외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전술핵 배치 변경 등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겠지만 모름지기 전쟁이란 나 봐야 아는 것이고 군사력은 전쟁을 벌이기보다 전쟁을 억제하는 기능이 더 크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해당 전문가는 미국의 국방 예산이 2개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며 중국을 상대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을 다시 풀어보자면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지원에 대한 부담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도 외면할 수 없으니 한반도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과도 같은 뜻이다.

또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기술을 습득할 경우 미국의 미사일 방어와 역량을 압도하게 될 위험도 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북한을 대상으로 선제공격을 벌인다는 것은 현실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초기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이나 전면전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 위중한 발언임은 틀림없다. 이제 미국의 의중은 한반도 안전보다 자국의 안보가 먼저이며 극단적인 대치 상황이 벌어질 경우 나설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미국의 5개 도시를 잃은 시점과 같이 세계 3차 대전은 자명한 사실임을 시사한다. 이미 핵무기는 공격용보다 전쟁억제력을 위한 명분으로 확산되었지만 화약고로 불리는 한반도의 남쪽만 핵무기가 비어있는 실정이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소련 지도부가 제거되면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모든 핵무기를 자동 발사하게 돼 있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자동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제 대거 타격으로 북한 지도부를 대규모 공격을 할 경우 북한이 무조건 미국을 공격할 것으로 가정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 공격을 막으려면 북한의 모든 핵무기, 생물학무기, 화학무기까지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한 지구상에서 북한을 선제공격할 나라는 없다. 이는 지도부를 없앤다고 될 일도 아니고 북한 전역에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초대형 사고에 미국이 나설 일도 없다는 것이다.

이제 북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전운이 감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도부가 러시아를 방문 극초음 미사일 발사 기술을 도입하게 되면 기존의 킬체어, 사드 등 방어시스템의 전면적인 대응 방법이 현실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북한의 내부 결속은 강화되고 있다. 1997년 김정일 집권 당시 고난의 행군으로 300만 명이 아사했다는 보도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고 너도나도 살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던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중국에 머물거나 경유해 한국으로 이동했다.

이미 정해진 탈북 코스에 정해진 브로커들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정착금을 받아 챙기는 수준이었다.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태국에 수감 중인 탈북민들을 국내 교육원에 일정 기간 현지 적응 훈련을 이수 받고 지급되는 정착금이 이들의 밥줄임에도 고스란히 빼앗기고 마는 시점부터 남한은 또 다른 고난의 행군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목숨 걸고 십수 년째 탈북민을 돕고 있는 갈렙 선교회 김성은 목사의 용기와 무모한 모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탈북 두 가족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서 이들의 처절한 탈북 과정이 적나라하게 소개됐다.

또 허영철 감독이 제작한 탈북스토리 영화 ‘도토리’가 현대사회에 제시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굶주린 북한 주민들이 탈북하는 과정에서 허기를 면하려 챙겼던 도토리. 경비병들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영화 장면은 실제로 탈북 과정을 겪었던 일들을 영화화한 것이다.

300만 원선에 거래됐던 탈북민들의 거래조건이 북한의 경비 강화로 인해 열 배가량 급등했다. 그만큼 탈북이 성공 가능성도 희박해졌고 브로커들의 부담도 커졌다는 의미다. 이제 누군가 그 차액을 지원하지 않으면 브로커들 또한 움직이지 않고 비참한 망명길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기존에 탈북민들은 정착금만 브로커에게 넘겨주면 추가적인 부담이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거액의 도피자금을 마련하지 않는 한 탈북이 불가능하고 설령 시도했다가 북한경비병에게 적발되어도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남과 북은 점점 멀어져 가는 이민족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다. 이랬다저랬다 뒤바뀌는 대북정책의 변화 또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다 만들어놓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