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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안산인터넷뉴스 개국 18주년을 맞이하며
[덕암칼럼] 안산인터넷뉴스 개국 18주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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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어제는 안산인터넷뉴스가 개국한 지 18년 되는 날입니다. 모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건 뭔가 싶겠지만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꼭 써야할 내용이 있기에 귀한 지면을 할애합니다.

어떤 결과이든 원인과 과정이 있기 마련이고 현재의 필자가 있기에는 안산인터넷뉴스라는 지역 인터넷 언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수많은 매체 중 하나이지만 매체의 규모나 영향력, 인기, 조회 수 등을 벗어나 태동부터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소개 목적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 모두가 그러하듯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긍지를 갖고 열정을 더하다 보면 뜻밖의 성과도 나오고 때로는 예상 밖의 곤란을 겪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2006년 5월 27일 처음 안산인터넷뉴스를 개국할 당시 국내에는 인터넷 언론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신문 지면이 아니면 언론 취급을 못 받던 그 때 노트북도 없이 PC로만 볼 수 있던 기사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뉴스를 볼 수 없던 암흑천지였습니다.

기사를 올려도 PC 기반이 없으면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뉴스를 블로그나 카페 정도로 인식하던 시기였는데 그러한 장벽은 인터넷뉴스가 범람하면서 인식의 차이는 극복했으나 범람하는 수요 대비 뉴스의 질적 하락과 일명 사이비 언론이 난무하는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언론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은 물론 뉴스 생산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기자라는 타이틀로 우후죽순 생겨나니 각 지자체별로 공보담당관은 여간 곤욕이 아니었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 박근혜 정부 당시 5인 미만 미디어 설립은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조처가 내려지자 정작 뉴스 생산에 모든 열정과 혼신의 힘을 쏟았던 1인 미디어까지 모두 통째로 문을 닫아야 하는 현대판 분서갱유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형 방송사나 신문사 못지않게 지역에서 전문성을 키우며 언론 본연의 순기능을 수행해 왔던 한국지역인터넷언론협회 산하 180개 중 절반 이상이 폐업했습니다. 한국 언론자유지수 그래프는 곤두박질쳤으니 국민들은 범람하는 SNS의 홍수에 밀려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세월호 사건으로 기레기 취급을 받던 언론이 유튜브는 물론 다양한 채널의 정보 앞에 속수무책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생계도 못 이을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나둘씩 언론계를 떠났고 이제 살 사람만 남게 되는 헤쳤다 모여가 현주소입니다. 언론은 소금과 같습니다. 정치나 행정이나 경제가 부패할 때 감시하는 시민단체나 감사관이 전부일 수 없습니다. 소금이 염기를 잃으면 자연 부패가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사람의 본능을 스스로 자정할 수 없는 것처럼 부득이한 현상입니다.

2006년 5월 27일부터 지금까지 18년. 자다가도 소방서 사이렌 소리만 들으면 현장 주소를 파악해 소방차보다 더 빨리 도착하기가 일쑤였고 폭설이 내려 차가 움직일 수 없으면 걸어서라도 눈 내리는 야경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열정이 하나둘씩 쌓였습니다. 하나둘씩 그렇게 쌓인 기사 건수 6만8천 건, 보유 중인 사진 25만 장, 한 도시의 작은 역사책이고자 합니다.

기관에서 보내온 보도 자료보다 사실 여부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늘 크고 작은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안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87개 도시에서 같은 정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훗날 각 지역의 실록이 되고자 고군분투하는 지역 언론인들의 정성과 의지는 참으로 불신 사회의 신뢰를 지켜주는 작은 촛불입니다. 앞서 거론한 결론에 대한 원인과 과정은 이러합니다.

인터넷뉴스에 대한 태클이 매우 심했던 3년이 없었더라면 광역 주간신문 서부뉴스가 창간되지 않았을 것이고 광역이라고 이리저리 채이지 않았다면 경인매일이라는 일간신문을 결코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혹여 안일한 기자생활과 보도자료에 길들여진 삶을 살았더라면 현재의 위치는 없었을 것입니다.

시청에서 도청으로, 다시 국회로 입성하기까지 취재진의 길은 멀고도 멀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 많은 갈굼과 시기 질투, 음해·모함과 비난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춘하추동이 없다면 절대 생기지 않았을 나무의 나이테처럼 바람 불 때마다 뽑히지 않으려고 뿌리를 땅으로 내렸던 날들이 돌이켜보면 참으로 감사할 일들입니다. 기득권의 심기를 건드리고 그들의 밥그릇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가 매를 산 일들이나 간섭하지 않아도 될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했다가 돌아오는 비난이란 언론인의 미덕이어야 했습니다.

안산인터넷뉴스는 안산에 국한된 뉴스지만 90개 도시의 뉴스를 모으면 대한민국의 작은 역사책입니다. 그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넘칩니다. 지난 18년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18년과 그 이후에도 역사책의 기록은 계속될 것이며 제가 생명을 다하면 다음 누군가가 이 일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러한 고집의 내면에는 세월이 지나도 사람 사는 구조는 대동소이하기에 후손들에게 참고서가 되기 위함이며 결국에는 하나의 타임캡슐이 되어 언제든 당시의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박물관이 되고자 함입니다. 뉴스는 코믹과 다큐처럼 흥미를 줄 수 있는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왜 언론이 이를 감시, 홍보하며 무관의 제왕이 되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기에 사명감으로 하루하루를 적습니다. 이제는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공익에 부합되는 내용, 공직사회의 부패, 민관이 하나 되어 함께 사는 사회구현을 위한 소재라면 공유하여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굳이 제보라는 단어보다 모두가 함께 공생하며 사는 길에는 진실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