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매일=김도윤기자]국민의힘 유력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일제히 출마선언을 했다. 이들은 지난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보수를 바로세울 적임자라고 강조했으나, 각자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먼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정관계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수직적 당정관계를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년간 9번이나 집권여당의 리더가 바뀌었다"며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정무적인 결정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할 때 그럴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들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통 보수'를 내세웠다. "계파 없고 앙금 없고 사심 없는 제가 적임자"라며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또한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대선주자가 당대표를 맡을 경우 사심이 공심보다 앞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원팀'을 주장하며 윤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저는 경선의 경쟁자였지만 대선 공약을 책임졌고 경제부처 장관으로 국정에 참여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드러났다. 한 전 위원장은 새로운 특검법안 발의 의사를 밝혔으나,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이에 반대했다. 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처음 낸 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걸 알면서도 특검을 논의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고 비판했고, 원 전 장관 역시 "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특검법에 찬성하는 건 있을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각 후보들은 서로의 약점을 지적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나 의원은 "이겨본 사람은 나경원밖에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고, 이에 원 전 장관은 "20년 혹은 그 이상 한 번도 우리 당 계열에서 당선된 적이 없는 제주도나 인천에 출마해 보시고서 얘기해주셨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