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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없어서는 안 될 플라스틱
[덕암칼럼] 없어서는 안 될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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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이미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대책 없는 사용 용도를 만들고 모든 분야에서 깊게 자리 잡은 플라스틱. 이제 안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덜 써야 하는 시점이 됐다.

그리고 나 하나쯤 참여한다고 달라질 게 없다는 생각도 지배적이다. 그럼 줄이자는 목소리를 외면해야 할까. 아니면 그래도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작은 물방울이라도 보내야 할까.

어제는 ‘제15회 플라스틱 안 쓰는 날’이다. 2019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4억 6,000만 톤. 플라스틱 폐기물은 약 3억 5,30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재활용은 9% 이내로  플라스틱 환경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U는 2022년 11월 포장재 지침 개정으로 포장재 재활용성 강화, 포장재 감량, 2030년부터 일회용품 사용금지, 플라스틱 세 도입 등 앞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 20% 감축목표, 재생 원료 사용률 확대를 0.2%에서 10% 선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엔은 2022년 3월 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막기 위한 ‘탈 플라스틱 협약’을 제정하고 오는 12월 1일 우리나라 부산에서 160여 개 UN 가입국가 전문가, NGO 등 3,000여 명이 참가해 협약문을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개최국으로, 플라스틱 감량에 있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유통업체에는 포장재 최소화 제품 판매 유통 확대 및 재활용품 수거구축, 소비자는 텀블러 들고 다니기,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포장재 없는 제품 이용 등을 제안했다.

이처럼 전 세계가 플라스틱으로 골머리를 앓고 그 심각성을 공감하는 이유는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알기에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일단 독자들의 주변을 살펴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온통 플라스틱을 빼면 무엇 하나 만들 수 없고 움직일 수조차 없는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도 비닐봉지, 커피를 주문해도 플라스틱 스트로우, 각종 1회용 생활용품들은 나열조차 하기 어렵다.

플라스틱이란 어떤 소재로 만들며 왜 생산이 범람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떤 문제점이 있기에 덜 쓰거나 안 써야 하는 것일까. 평범하게 지나칠 일을 오늘은 왜 그래야 되는지 짚어보자.

먼저 플라스틱 제조 원료 및 과정을 보면 합성수지가 대부분인 고분자 물질을 주원료로 하고 인공적으로 유용한 형상으로 성형한 물체를 경화제·촉매· 중합제 등을 사용해 일정한 형상으로 성형한 것 또는 그 원료인 고분자 재료를 플라스틱이라 한다.

구조 면에서 사슬 모양의 분자로 이루어져 있는 중합체를 폴리염화비닐·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폴리스타이렌·나일론 등이 열가소성 플라스틱이라 한다. 플라스틱의 일반적 특성으로는 첫째 비중이 작다.

강철 7.8, 황동 8.5, 알루미늄 2.7에 비하면 현재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작은 메틸 펜텐 폴리머가 0.83, 4불화 에틸렌 수지가 2.2로, 평균 1.2 정도에 불과해 매우 가볍다. 플라스틱은 또한 착색도 자유롭고 투명 제품을 만들 수 있는가 하면, 각종 착색제를 넣어 선명한 색채를 만든다.

플라스틱은 전기 및 열의 절연성도 뛰어나 금속 재료와 비교하면 약품류, 수중 또는 해수 중에서 부식하지 않는 점도 특색 중의 하나다. 이 정도면 플라스틱의 장점만으로 인류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고도 남음이 있다.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식품 용기를 통해 섭취된다는 점과 시각적으로 확인될 수 없는 유아용품의 유해성은 향후 관련 전문가들의 보다 명확한 연구를 통해 국민들 인식 속에 심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플라스틱의 대표적인 생활용품이라면 일회용 용기다. 국민들도 이제는 당연히 여기는 배달 음식의 용기. 각종 식료품과 과대 포장의 용기를 보면 아연실색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심지어 내부에 물건보다 중간 포장과 겉 포장에서 플라스틱의 화려한 홍보디자인은 유통구조에서 소비자가 기만당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플라스틱이 범람했을까.

과거 1970년대만 하더라도 물을 길어오는 물통이나 바가지, 아이들의 장난감 정도였다. 가령 김 한 톳을 거래 시 하얀색 종이 띠 줄 하나면 충분히 판매자와 소비자가 원만한 거래로 문제없었다.

지금은 소포장에 방습제, 플라스틱 투명 중간포장에 비닐도 2중 포장을 하고도 모자라 종이로 겉박스를 사용한다. 막걸리도 빈 주전자를 들고 가면 항아리에 담가 놓은 나무바가지로 적당히 퍼다 담아 구입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개인 컵을 사용하자며 캠페인을 벌이는 소란을 보면서 복고풍이 다시 불려나 하는 의아심도 든다. 국내에서의 플라스틱 공업의 체계적인 시작은 1970년대에 들어와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울산 및 여천에 석유화학 공업단지를 건설하면서부터였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밀착하여 성장해 온 플라스틱은 생활필수품 또는 준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오래전 홍콩을 다녀오면서 컵라면 용기 내부의 이중 비닐 포장을 본 적이 있었다. 뜨거운 국물이 얇은 스티로폼에 닿으면서 고온에 약한 미세플라스틱이 고스란히 체내로 유포 유입된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해 추가로 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20년도 넘었으나 지금도 국내 모든 컵라면 용기들 중 이중 비닐을 깐 제품을 본 적이 없다. 특히 청소년들이 주식으로 삼을 만큼 많이 먹는 컵라면을 보노라면 그 돈 얼마 들어간다고 그 이윤 남기려고 아무것도 모르고 먹는 아이들의 뱃속에 미세 플라스틱의 유입을 방치할까 싶은 마음이다.

쓸 수밖에 없는 게 플라스틱이라면 함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때문에 자연이 파괴되고 자연과 어우러질 동·식물들이 피해를 본다면 방법은 사용 후 관리다. 별도로 분리해서 재활용하는 것 어려울까.

막상 해보면 쉽다. 누구를 위해서 할까. 바로 후손들을 위해서다. 덜 미안하고 늙어서도 필수 불가결한 환경 속에 말이라도 노력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