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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올림픽 코앞에 두고 이 무슨
[덕암칼럼] 올림픽 코앞에 두고 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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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구촌의 최대 축제. 인류의 대화합인 총 206개 국가 10,500명이 참가하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오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보름간 개최한다. 한국에서도 제33회 파리 하계올림픽에 ‘팀 코리아’ 대한민국 선수단 규모가 확정됐다.

선수 144명, 코치진 등 임원 90명을 더해 총 234명이 프랑스 파리에서 위대한 도전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총 32개 종목 중 22개 종목에 참가한다. 도쿄올림픽 당시 232명보다 적고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이다.

성별로는 남성 67명, 여성 77명이 출전하는데 이는 하계올림픽에 파견한 한국 선수단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보면 축구, 농구, 배구 등이 대거 탈락했고, 여자 핸드볼이 단체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본선 진출권을 따낸 여파가 선수단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선수단은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결단식을 치른 뒤, 종목별 경기 일정에 따라 오는 20일 출국한다. 예선전과 기타 종목별 참가 현황을 보면 대한민국의 국제 스포츠 수준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올해 올림픽은 제33회인데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유럽에서 12년 만에, 동계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그만큼 유럽에서는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크고 준비도 꼼꼼하게 했을 것이란 예상이다.

역사를 거슬러 보면 파리 올림픽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1924년 개최됐고 100년만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국격을 한증 더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계 각국에 알린 바 있다.

스포츠는 각국의 국방, 경제, 기타 모든 분야의 경쟁을 떠나 신기록과 금메달로 결정되는 결과에 따라 성적이 나타나기에 스포츠의 승리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천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파리올림픽 참가에 대한 여부는 국가의 위상과도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 올림픽을 코앞에 둔 시점에 대한민국 스포츠는 내란을 겪고 있다. 일단은 돈이 문제다.

이번엔 유인촌 장관이 작심하고 칼을 뽑았다. 대한체육회는 1년에 4천8백억 원이란 엄청난 금액을 지원받았고 이기흥 회장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해왔지만 결과는 계속 안 좋아졌다고 대놓고 지적했다.

그동안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지난 8년 동안 마음대로 했다며 체육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자율성을 외치는데 이는 회원 종목단체와 지방 체육회의 자율성에는 반대하는 것 같다고 내로남불의 논리를 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문체부가 예산을 직접 교부할 수도 있다며 대한체육회가 보유하고 있는 예산 배분권을 박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으로 쥐락펴락했던 대한체육회의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흔들리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한체육회는 산하 28개 단체를 총동원해 전면전에 나섰다.

4년짜리 임기도 연임해서 8년을 해왔으나 이 또한 정관을 개정해서라도 한 번 더 하겠다며 3선에 도전한다는 것인데 문체부에서는 이 점에 대해서도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쟁이 코앞이다.

파리올림픽이 목전에 다가왔는데 피 터지게 싸우는 동안 선수들은 신기록과 금메달을 향해 전력 질주해야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코치, 감독, 심판의 훈련 과정 속에 있고 훈련은 그동안 온갖 구설수에 올랐다.

마치 피라미드처럼 체계적인 조직의 최상부에 대한체육회가 있고 그 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있는데 마치 국방부 장관과 참모총장이 누가 죽나 싸우는 꼴이다. 이러니 산하에 있는 장교들이 어수선한 것이고 일선에 나가 싸우는 장병들이 무슨 사기를 갖고 목숨 바쳐 돌격 앞으로 명령에 몸을 던질까.

이러고도 무슨 우승을 기대할까. 그동안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7년간의 통합 과정을 통해 사실상 분리 되었으며, 코로나19까지 겹쳐 국민들의 생활체육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것이나 진배없었다.

이 사실은 대한체육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며 그러는 동안 매년 편성된 예산은 다 어디에 사용했을까. 100명이 쓰던 예산을 10명이 다 썼다면 그 명세부터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문체부에서 각종 비리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대 놓고 공표했을까. 이제 스포츠는 판이 바뀌어야 한다. 돌이켜 보건대 아시아 최초의 동계 청소년올림픽은 한국에서는 국내 언론조차 이것과 관련된 보도를 해주지 않고 신문과 방송에서 많이 다루지 않고 있다.

심지어 개최 도시의 주민들조차 이런 대회가 열리는지조차 모르는 수준이었고 청소년올림픽 대회가 이전에도 다른 나라에서 모두 3회씩 개최됐지만 우리나라 방송과 언론에서는 거의 취급을 안 했고 이 대회가 열렸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대학경기대회나 동계 아시안 게임보다도 인지도가 바닥이었다.

한마디로 줄여 국민들의 관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강국이라는 말이 공염불이 된 셈이다. 참가한 국가는 79개국이지만 1명이 출전했던 알바니아 선수의 기권으로 78개국이 벌인 대회였다.

967억 원이나 예산이 투입된 대회였음에도 이를 인지하고 응원한 국민들은 거의 없었다는 게 공식적인 평가다. 어찌 됐든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은 투자 대비 형편없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국민들의 관심은 스포츠보다 특정 선수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가 더 강했다.

스포츠보다 트로트에 대한 열풍이 더 강했고 관련 영역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대폭 줄었다. 저출산이 빚은 또 하나의 인력 부족 현상이 스포츠에도 부는 것이다. 이쯤하고 이제 우리 국민이 해야 할 숙제를 논한다.

한국의 스포츠가 어디로 향하든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 되든 상관하지 말고 파리에서 평소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이 남았다. 특정 종목의 선수들이 비록 금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될 뿐만 아니라 개인에는 영광을 국가에게는 국위를 높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