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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창] 수박의 소원
[동심의창] 수박의 소원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email protected]
  • 승인 2024.09.06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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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의 소원
                        채경미

초록 바탕
줄무늬
선명하기를

빨간 속살
까만 씨앗
달콤하기를

통통통
소리
경쾌하기를

마지막 소원은

오순도순 
정답게
나눠 먹기를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채경미(蔡敬美)는 1975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다. 대학원에서 독서지도학을 전공하면서 동시와 동시조를 쓰기 시작했다.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조집 『학교 가는 김밥』, 동시집 『입속으로 사라진 UFO』 이 있다.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은 뭐니뭐니 해도 수박(watermelon)이다. 수박은 박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전 세계에서 바나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과일이다.

여름 과일의 대명사지만 들기가 무겁고, 자르기가 힘든 과일이기도 하다. 수박은 열매를 식용하는 과채류, 즉 채소에 속한다. 하지만 언어학적으로나 법적으로는 과일로도 속하게 되며 채소보다는 과일로 인식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과일'은 '나무나 초본 식물에 달리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이므로 목본과 초본을 구분하지 않는다. 수박은 대한민국 부가가치세법에서 '채소류'가 아닌 '과실류'로 규정한다. 초본성인 박과 열매 중에서 호박, 오이 등은 채소인데 수박과 참외는 과일 대우를 하는 게 좀 모순이기는 하다. 아마도 과일의 특성인 단맛 때문에 그런 듯하지만 시장이나 상점에선 과일로 분류된다. 

커다란 수박이 가장 바라는 세상은 무엇일까? 아마도 가족, 친구, 이웃들이 오순도순 정답게 모여 앉아 수박을 나눠 먹으며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일 것이다. 옛날에는 커다란 수박 한통을 사오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정답게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핵가족시대인 오늘날에는 낯선 풍경이고 어느덧 옛 전설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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