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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기도의 힘도 노력이 병행되어야
[덕암칼럼] 기도의 힘도 노력이 병행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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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보름달 보고 소원을 빈다고 이뤄질 것 같으면 매일 빌 것이다.

과거 우리네 할머니들은 자식을 전쟁터에 보내고 온갖 시름 걱정에 하루도 근심이 끊일 날이 없었는데 그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뒤뜰 장독대 위에 정화수(정안수) 떠다 놓고 무운장구(武運長久)를 비는 것 뿐이었다.

지금은 외래 종교에 밀려 사라졌지만, 무속 신앙은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 올리고 무당은 덩실덩실 방울춤을 추며 빌고 또 빌었다.

이승도 저승도 아닌 구천을 떠도는 원혼을 달랜다며 천도제도 지내고 또 어떤 무당은 바닷가에 나가 용왕님을 모신다고 서해안 곳곳의 해변가에 불 피운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에는 산신령님을 모시며 부정 탄다고 온갖 주문을 외우며 고객들의 어지러운 마음을 위로한다. 간혹 사이비 무당들이 비현실적인 협박과 강요를 통해 금품을 갈취하는가 하면 효능도 입증되지 않은 부적을 수십 만원에 팔기도 한다.

뿐인가. 교회도 사찰에도 온갖 명분으로 헌금과 불사를 거둬들이지만 입·출금 내역은 걷은 주체만이 알 뿐이다. 이러니 연약한 인간의 심리를 가스라이팅하여 성폭행은 물론 사기, 공갈 등 온갖 범죄의 피해자들이 속출한다.

오죽하면 우유에 특정인의 이름을 10번 주문하면 몇 개월씩 보관해도 신체적 개선 기능이 있는 명약으로 변한다 해도 먹히는 세상이 되었을까. 바랄 희, 바랄 망. 희망이 있기에 인간이 기도하는 것이고 노력하는 것일진대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첨단과학이 수천만대의 자동차마다 인공위성을 통한 주행경로를 안내받는 세상. 휴대전화 하나면 별별 업무를 모두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정치인들은 선거철에 유명 무당을 찾고 수험생을 둔 부모들은 사찰마다 합격 기도에 간절한 염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본능은 살기 힘들수록 요행을 바란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복권 사업이 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행성 사업이 판을 치는 이유는 그 방법이 경마, 경륜, 투견, 화투, 카드는 물론 철학관이나 사주카페까지 주역이나 명리학이 활용되는 것인데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움직이지 않으려 애쓰기 마련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외로운 동물이다. 이를 해결하려고 온갖 모임을 갖고 혈연·지연·학연을 통해 외롭지 않으려고 온갖 안간힘을 쓴다. 이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인데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추면 외부에서 인맥을 쌓으려고 오게 되는 것이며 그때는 신이나 기타 심리적 의지가 필요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물건을 파는 영업도 마찬가지다. 내가 파는 물건이 경쟁력을 가지면 팔지 않아도 사러 오게 된다. 가령 맛집은 산골짜기 외진 곳에 있어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럴 자신이 없으니 시내 한복판에서도 쩔쩔매며 막대한 비용으로 간판과 홍보비용을 지출한다.

누군가는 그랬다. 미국 포드 자동차 회사 사장이 고객의 주문에 끌려다녔다면 지금의 자동차보다 빨리 달리는 말을 개발하려 애썼을 것이라고 말한다. 너무 남을 의식해 남에게 나 자신의 지배권을 줄 것이 아니라 뒤에서 욕하는 사람들은 이미 뒤처져서 부러워하는 것이기에 신경 쓸 필요조차 없다.

특히 앞에서 욕하는 사람들은 정면 승부가 두려워 험담으로 시기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처럼 정부가 온갖 명분으로 수당 준다고 몇 푼의 수당에 길들어 게을리 살아도 될까.

당연히 아니다. 푼돈에 길들지 않으려면 거절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당연히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고 그 어려움을 시련이라 한다면 시련만큼 훌륭한 훈련도 없다. 스티브 잡스가 그랬다. 일단 배고픔과 불편함을 즐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불편함은 자신만의 탁월함을 찾아내는 과정이며 너도나도 편안함만 찾다 보니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은 전입할 엄두도 못 내고 걷는 노력도 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 멈추는 것이다. 아무 일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현재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닥친 가장 위험한 환경이다. 불편함을 오랜 시간 이겨냈을 때 강해지는 것이며 자신만의 탁월한 노하우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기술이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힘들고 귀찮다고 현실과 타협하면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게으른 사람은 하지 않은 일로 평가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한 일로 평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을 중시해야 한다. 훗날은 그때 가서 볼 일이고 이뤄지지도 않을 욕심에 무리한 목표를 정해 스스로를 괴롭힐 게 아니라 당장에 가능한 일부터 오늘 이룰 수 있는 일부터 매진하는 것이 방법이다.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닌 것이 사람의 삶이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사람은 운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운조차 사람이 노력하면 작은 변화라도 있는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자신만이 갖고 있는 능력과 의지가 발휘되는 것이다.

작은 습관은 큰 변화를 불러온다. 당장에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기록은 기억을 넘어 기적을 낳는다는 점이 있다. 참고로 필자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모든 행동과 특별한 일을 매일 일기로 기록하면서 얻은 진리는 기록만큼 소중한 자산이 없다는 점이다.

키보드로 한글 자판에 칠 것이 아니라 펜을 사용해 수기로 적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온갖 어려움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가령 자식이 집을 사달란다고 선뜻 사줄 수 없다면 돈이 없다고 잘라서 거절할 게 아니라 없는 돈을 어떻게 벌어 집을 살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가족이고 친구이고 지인의 배려다.

우리가 늘 함께하던 기도는 영적 영역이고 노력은 현실적 영역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빌고 또 빈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비는 것은 헛수고에 불과하다. 기도도 노력이 병행될 때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절망은 없다.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이 없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