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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리시, 우려를 발판 삼아 방정환 도시로 순항해야
[기자수첩] 구리시, 우려를 발판 삼아 방정환 도시로 순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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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주재 이진호 국장

[경인매일=이진호기자] 1994년 구리시의 첫 도서관으로 개관한 교문도서관은 2021년까지 27년간 구리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 시민들과 함께해온 교문도서관은 과거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이미지 개선을 위해 리모델링을 진행하던 중 민선 7기에서 8기로 넘어가는 시대적 운명을 맞이했다.

민선 8기 백경현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교문도서관을 방정환 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에 대한 철학과 유훈을 바탕으로 한 특화도서관으로의 리모델링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추진 배경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생전에 ‘어린이에게 잡지를 많이 읽히십시오.’라며 독서를 강조한 것과, 방 선생의 묘소가 구리시 교문1동에 위치해 있어 구리시와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백 시장은 방정환 도서관을 필두로 방정환 미래 교육센터, 방정환 아카데미, 방정환 문학상 등 4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순차적으로 완성해 어린이가 행복한 구리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오기까지는 난관이 있었다. 먼저 '방정환'이라는 특정 인물이 도서관명에 들어간다는 이유와 방정환과 구리시와 연관성이 있느냐는 물음, 교문도서관이 첫 시립도서관이라는 상징성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명칭에 있어서 시의회와 번번이 충돌했다.

결국 도서관은 시의회가 고수한 교문과 구리시가 주장한 방정환을 넣어 ‘교문방정환도서관’으로 가닥을 잡아 지금은 순조롭게 소파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다음 문제는 방정환 문학상이다. 이 문학상은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1년 제정된 상이다. 그간 ‘아동문학평론’ 발행인 김용희 경희대 교수가 주관해 왔다. 김 교수와 백 시장은 시상식을 올해부터 구리시에서 개최하기로 협의하고 구리문화재단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역시 시의회가 발목을 잡았다. 도서관 명칭과 같은 이유에다 사업비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2024년 본예산 심의에서 전액을 삭감해 난감한 상황에 부딪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월 추경에서 운영비를 제외한 시상금 전액이 통과되어, 11월 초 구리시 이름으로 첫 시상식(34회)을 할 예정이다.

시의회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선생의 많은 업적 중 천둥벌거숭이로 취급받던 아이들에게 ‘어린이’라는 존칭을 사용하게 한 것과 어린이날을 제정해 어린이 인권을 세운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게다가 선생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도시에서 위인을 선정하는 방법은 태어나 탯줄을 묻은 생거, 거쳐 간 우거, 죽어서 묻힌 사거를 통틀어 기준을 삼아 선양한다. 방정환 선생은 세계문화유산 동구릉에 묻힌 17명의 왕과 왕비와 같이 사거에 해당한다.

방정환 선생을 품은 구리시는 방정환 프로젝트를 통해 시의회에서의 우려를 반면교사 삼아 방정환 프로젝트를 디딤돌 삼고 어린이 교육의 메카로, 세계아동문학의 중심 도시가 되는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다.

시의회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해 구리시가 방정환 도시로 거듭나는데 맞손을 잡는 동반자이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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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2024-10-12 23:18:12
어린이날에 시상을 하면 더 의미있겠어요!

굿굿 2024-10-03 02:19:10
구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ㅇㅇ 2024-10-02 16:14:01
훌륭한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