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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제61회 체육의 날
[덕암칼럼] 제61회 체육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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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1963년 3월 18일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체육의 날’이 환갑을 맞이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이날 행사는 체육 분야에 기여한 공로가 크거나 우수선수들을 대상으로 시상을 하는 등 체육인들의 생일인 셈이다.

‘체육의 날’은 국민체육진흥법 제5조 1항에 의거 매년 10월 15일을 ‘체육의 날’로 정했다. 학교에서는 운동회를 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각종 운동경기를 개최할 수 있다. 그렇다면 1년 중 이날 하루만 체육활동을 하면 되는 것일까.

그나마 이날마저도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면 과장된 표현일까. 일단 2024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움직이는 사람만 움직이고 이미 생활 속에 멈춘 습관이 밴 사람들은 어떤 식이든 움직이지 않는다.

심지어 주차장도 집과 1m라도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며 2층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빙빙 돌릴 것도 없이 누구 손해일까. 사람의 신체라는 게 모든 뼈와 근육, 신경세포들이나 혈관까지 활성화되려면 움직여야 한다.

몸에 좋은 약이나 건강식품만 많이 먹는다고 체력이 향상될 것 같으면 누가 땀 흘려가며 체력 향상에 애를 쓸까. 이쯤 되면 평소 꼼짝도 안 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귀에 거슬리기도 하고 틀린 말은 아니니 그럼 어쩌라는 것이냐는 반대급부의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안 하던 운동한답시고 나서자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난감하고 혼자 헬스클럽 다녀보자니 이 또한 경제적·시간적 할애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사실 이러한 생각은 필자도 겪어본 경험이 있는데 일단 저질러 보는 게 상책이다.

성별이나 개인적 체력별로 접근 종목은 다르겠지만 생활체육의 종목은 약 100여 가지가 넘는다. 듣도 보도 못한 종목부터 꽤 낯익은 종목까지 아마추어나 동호인들이 쉽게 접목될 수 있는 운동은 수도 없이 많다.

스포츠라는 단어를 너무 광범위하거나 크게 볼 것이 아니라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습관을 키우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해야지 하면서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

과거 베이비부머 시대에 출생한 1950년대 이후 기성세대들은 우리 민족만이 즐기는 놀이문화가 풍족했다.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50가지도 넘는 민속놀이가 아이들의 정신적·육체적 발전의 토대가 됐다.

지금처럼 마땅한 기구도 없이 조그만 돌멩이 5개면 공깃돌을 던지고 잡으며 순발력과 손동작의 재치를 키웠고 고무줄 하나로 여자아이들은 몇 시간을 뛰고 놀았다. 모든 놀이마다 누가 어디서 어떤 연구로 개발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남과 북이 공통된 놀이문화에 당연한 듯 잘도 적응했다.

지혜와 인내심, 팀별로 단합도 되어야 하고 어떤 놀이는 계절마다 다른 것도 있었으며 어른까지 동원되어 강강술래를 추기도 했다. 차전놀이는 물론 씨름, 줄다리기, 제기차기, 닭싸움 등 수많은 놀이문화를 즐기며 자란 아이들이 전쟁의 폐허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다.

반면 현재 아이들의 환경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오로지 스마트폰에 매달려 모든 정보습득과 학습, 게임, 통신은 물론 등교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심지어 횡단보도를 걸으면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집중하다 잠시 쉴 때면 그 어떤 운동보다 지친 뇌를 쉬게 하려고 편한 자세로 접어든다. 머리는 자라지만 몸은 멈추는 것인데 겉만 멀쩡하지 운동신경이나 기타 지구력, 순발력, 인내력과 모든 활력이 멈춘 상태다.

물론 열심히 체력을 키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매달려 하루를 보낸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져도 안 되겠지만 지금처럼 중독 현상을 보인다면 이제는 특정 시간을 정해서라도 스마트폰 속의 정보나 영상에 빠져 있을 게 아니라 눈을 들어 보이는 실체와 접촉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원이 보이면 걸어야 하고 산이 보이면 올라야 하며 물이 보이면 수영이라도 해보는 실천이 중요하다. 국민 건강은 국민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지 국가에서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프로나 실업팀처럼 국가대표, 신기록 수립, 금메달에 매달려 직업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특정 영역이 아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전면전을 벌이든 특정 종목의 프로경기가 어디서 개최되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해마다 국민세금 4,800억 원으로 떡을 사 먹든 술을 사 먹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들을 모두 집구석에 가둬놓고 연일 배달 음식에 길들어 트로트 시청이나 하게 만드는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 과거처럼 마당을 쓸 일도 없고 연탄을 나를 일도 없다. 심지어 쓰레기차가 오면 쫓아가서 올려줘야 할 일도 없다.

공동수도에서 물 길러 올 일도 없다. 걸레질조차 로봇청소기가 대신해 주니 먹는 대로 살찌는 것이고 그 살 빼려고 또 돈 쓰는 일을 반복한다. 시대가 변했다. 첨단과학이 인공위성에서 차량마다 주행 경로를 알려주는 세상이 됐고 작은 수고조차 AI가 대행해 주는 시대로 변했다.

하지만 아무리 변하고 발달해도 인체의 면역성과 체력향상은 인간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문명의 이기가 가져오는 신체적 무력함의 괴리는 자발적인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 한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기성세대는 별문제 없지만 현재 성장하고 있는 차세대들에게는 활기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기껏해야 공원이나 가까운 운동장에서 구기종목에 참여하는 것이 전부라면 그 많은 예산으로 청소년 스포츠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오로지 좋은 대학 입학만 추종하며 공교육에 사교육까지 더해서 아이들을 들볶을 게 아니라 잠시라도 함께 뛰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국민체력이 건강해지만 국력도 함께 건강해진다.

생활체육의 단체장으로서 보다 더 다양하고 접목이 쉬운 종목부터 널리 알릴 예정이다. 그것이 간접 애국이며 국민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는 2032년 세계생활체육 올림픽만 유치할 수 있다면 우리 민족의 지혜와 슬기, 화합이 모두 담긴 민속경기를 전 세계에 알릴 날이 오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