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민들에게 흔히 ‘고향마을 어르신’ 또는 ‘사할린 동포 어르신’ 이라 불리는 고향마을 아파트단지 거주자들은, 일제 침략자들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됐다가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이다.
고향마을 어르신들은 우리가 지금 누리는 기본적 권리들마저 빼앗긴 채 수 십년을 타지에서 보내왔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일제강점기 우리 슬픈 역사의 산 증인이라는 점이다.
바로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고, 노인이 된 자신의 부모에게 온갖 패륜적 범죄를 일으키는 세상이다. 게다가 집 한 채 장만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 점에서 고향마을 어르신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안락한 노후를 보장해 준 것은 지금 시대에 ‘분에 넘치는 행복’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고향마을 어르신들을 ‘전시용’ 또는 ‘이방인’으로서가 아닌 ‘역사의 증인’으로서, ‘같은 안산시민’으로서 진심어린 관심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안산시 본오동 정재훈(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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