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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구르는 자전거는 멈추지 않는다
[덕암칼럼] 구르는 자전거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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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오늘 칼럼의 제목은 필자가 2016년 경인매일 회장 취임식 때 1,000권의 자전적 회고록을 발행해 배포한 ‘전반전’ 책자의 뒷면에 게재된 디자인 문구다.

이 책자를 발행한 이유로는 정치인처럼 선거 때가 되어서도 아니고 영웅담이나 우월감에서 발행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다만 발행 목적을 얘기해보자면 사람이 살다 보면 누구나 원치 않는 경험을 할 수도 있고 그러한 위기일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용기와 희망을 품자는 취지에서였다.

사람이 태어나서 평균 연령을 감안할 때 체험해 볼 수 있는 상황들은 극히 제한적이다. 태어나서 배울 때가 되면 학교에서 집으로 다시 남자는 커서 군대에서 집으로 여자는 나름 세상경험을 하다 출가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20대가 되면서 직장에서 집으로 또는 극히 일부지만 사업장에서 집으로 출퇴근하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을 되풀이하게 된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평균이 그러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의 삶이라는 게 마음먹은대로 잘 살면 다행이겠지만 어디 현실이 그리 녹록하던가. 현실을 유지하려면 나름 노력이란 게 필요하고 자전거가 페달을 밟아줘야 멈추지 않고 굴러가듯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노동력을 제공해 가며 살아야 한다.

때론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을 위해 일하고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짧은 삶은 그러는 동안 대부분 소진된다. 물론 열심히 살다가 은퇴라는 절차를 맞이하게 되면 가족부양이라는 보람도 있겠지만 거울 속에 보이는 젊고 유능했던 자신과는 달리 전혀 다른 사람이 비춰 보이게 된다.

혹여 독자들은 자신을 위해 일하고 시간을 보냈는가. 그렇다면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억울할 일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데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도전을 10번 하면 실패도 10번 하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이유나 확률도 없을 뿐더러 삶의 흔적 또한 깔끔하고 당사자도 편안하다.

한번 뿐인 삶의 행보를 돌아보면 평탄하지만 그리 내세울 것도 없다. 필자의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면 서른 가지도 넘는 직업을 가져보고 그러한 도전 속에서 겪고 싶지 않았던 일들을 참으로 많이도 겪었다. 부단히 뛴만큼 겪게 되는 것인데 그러한 과정에서 텃세를 좀 많이 받았을까.

만고불변의 진리란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성공한 사람들을 그리 부러워하지 않는다. 각자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저절로 되는 것이 없듯이 얼마나 많은 의욕과 경쟁을 하고 올라왔을까. 그러한 과정에 과연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고 조용히 올 수 있었을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현실과 사회구조는 녹록치 않다. 당사자만이 알고 있는 경쟁 과정의 다양한 에피소드는 당사자의 몫이고 오늘 글의 목적은 용기와 희망을 잃고 주눅 든 젊은이들이 꼭 살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작성한다.

은둔한 청년만 24만 명이라면 실제 그러한 통계에 들지 않았지만 나름 성공을 향해 시도 중이거나 실패해서 넘어졌지만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발버둥치는 청년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자 함이다. 먼저 경험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 필자도 하는 말이지만 항상 건강 하라거나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는 말은 인사치레다.

상대방의 건강을 위해 작은 선물 하나라도 전하거나 좋은 일만 가득하다면 당장은 좋은 덕담이지만 나쁜 일 한번 안 겪은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평생 펑펑 써도 마르지 않는 우물 계좌라도 있다면 모를까. 끊임없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이란 게 남의 주머니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장사든 노동이든 그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운이 좋아 쉽게 번다면 주변에서 가만 있지 않다.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습관 때문에 얼마 가지 못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필자가 서른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져보고 10번도 넘는 생사의 갈림길을 겪어본 과정을 전제로 말한다.

막상 살아보니 ‘전반전’ 50년의 경험과 현재 진행 중인 ‘후반전’은 널빤지만 다르지 요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마도 후반전을 발행하는 80세쯤이면 더 적나라한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다. 어쩌면 후반전을 쓰기 위해 부단히도 최선을 다해 사는지도 모른다.

하단에 추가된  ‘전반전’ 책자 내용은 필자의 경험치 중 일부지만 평범하게 살지 않았던 시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물론 당시에는 원망과 분노의 시간이었지만 이로 인해 지금은 파도가 심해도 그러려니 하고 잘 견디는 것이다. 

청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지만 야망도 가질 환경이 되어야 하고 고생도 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한 환경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러한 환경에 감히 접근조차 못 한다. 이미 도전정신이나 창의적 발상, 자기 주도형 기획 등이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차세대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이단 정치권에서 생색내듯 아무 소용도 없는 복지 관련 수당을 전면 폐지해야 한 푼이라도 벌어야 살 수 있다는 생존본능이 살아난다. 

반면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발버둥 치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실패하더라도 시작해 볼 수 있도록 연륜과 경륜이 풍부한 시니어 파트너와 공동사업을 해볼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를 마련해 보라.

파트너십은 성공도 공유하지만 실패도 공유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천문학적 가치를 시니어세대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한때 전쟁터 폐허에서 지금의 찬란한 경제 대국을 일으킨 주인공들이다. 육체가 늙었다고 기억이나 기술까지 늙은 건 아니다.

반면 젊은이들도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사용법, 앱 가입 방법이나 기타 중요한 기본을 알려주면 친숙함의 통로도 만들어지는 이중 효과를 거두게 된다.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면 몰랐던 차이를 직접 익히게 되고 소비자 또한 다양한 층으로부터 호감을 얻을 수 있으니 실패의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개인의 경제적 몰락은 가정만 무너지는 것 같지만 가정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이루니 기본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 지금 대한민국은 쓰러지지 않는 자전거가 필요한 시기다. 앞에는 젊은이들이 타고 뒷자리에는 어르신들이 길을 안내해 주어 돌부리도 피해 갈 수 있는 상황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가관이다. 젊은이들은 집안에 틀어박히고 늙은이들은 겨우 밥 사 먹을 수당마저 아끼려고 무료 급식소에 수 백 미터씩 줄을 선다. 정치를 머리로 하고 가슴은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소중한 어른신들의 정신적 자산은 종식되고 젊은이들의 은둔 숫자는 늘어만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