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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빈부격차 어디까지 갈 것인가
[덕암칼럼] 빈부격차 어디까지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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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돈은 자본주의 핵심이자 힘이자 전부다. 자본주의에서 가난은 죄이자 각자가 해결해야할 삶의 굴레이며 숙제다.

돈 없으며 무능한 것이고 돈 없는 항변은 가난한 자들의 하소연에 불과하다. 이것이 현실이며 형제자매는 물론 부모까지 어느 누가 대신해줄 일이 아니다.

돈은 원수도 은혜로 만들며 은혜도 원수로 만든다. 현대사회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며 이를 탓하거나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 또한 돈 없는 자들의 비겁한 변명이다.

빈익빈 부익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므로 오늘은 현격히 벌어진 빈부격차의 현 주소를 짚어보기로 한다.

먼저 가난한 자들의 현실이다. 돈이란 막상 없으면 없는 대로 날짜가 지나가는데 당장에 먹고 살 생존만 해결되면 어찌하든 세월이 같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수입 없이 지출을 하려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급하니 빌리게 되는 것이고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누가 빌려줄 것이며 없어서 빌리는 사람이 언제 돈이 생겨 갚을 것인가.

빌려준 사람은 돈 잃고 사람 잃는 경우에 직면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담보나 채권확보에 대한 근거, 또는 변제에 대한 상황을 가늠하고 빌려주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확신도 없이 빌려줄 것이라면 차라리 그냥 주고 마는 게 낫다.

지인, 친척, 친구, 회사동료 등 빌려볼 만한 곳에 손을 내밀다가 안 되면 찾는 것이 제3 금융권 그것도 안 되면 사채시장에 노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이생을 살다가 저승에 가서도 가장 용서받지 못할 죄가 사채업이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 상대로 돈 놀이를 하고 고리의 이자를 받아 챙기는 행위를 제일 나쁜 일로 정한 것이다.

물론 제 1금융권에 비하면 엄청난 폭리지만 그마저도 안 빌려주면 어쩔 것인가.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불법 사채업자들을 근절하고 서민들이 부담해야할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해결할 의지를 표명한 적이 있었다. 필자는 당시 자본주의 근간을 흔든다며 기고를 통해 해당 도정을 비판한 적이 있었다.

고리의 이자가 혼탁한 구정물이라면 그 더러운 물 먹고 싶어서 먹는 사람은 없다. 목이 타니 그거라도 찾는 것이고 사채업자 입장에서는 제1금융권에서 밀리고 밀려 담보도 없이 돈을 부탁하는 채무자들의 읍소에 급전으로 빌려주는 것이다. 당연히 이자가 쎈 만큼 회수율도 낮고 불법적인 채권회수 방법이라도 써야 수지가 맞는 것이다.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침으로 많은 사채업자들이 수면아래 숨어버렸다. 당장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대책도 없었고 제도권 서민금융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대부업체가 문을 닫자 발을 동동 구르던 서민들이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매달 제날짜 월급 받는 공직자들이 이런 현실을 알기나할까. 단속의지는 멋지고 대단했다. 하지만 그 그늘아래 숨죽이고 있던 서민들은 벼랑 끝에 매달려 어떤 이는 손을 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또 어떤 이의 가정에는 아이들이 비행청소년으로 전락했다.

지난 29일 금융 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말 기준 등록 대부 업체수는 2022년 말과 비교하면 221개 줄었고 이용자 또한 26만1000명이나 줄었다. 여기서 대부업체란 해당 지자체에 등록되어 영업신고를 한 합법적인 금융회사이고 대부업자의 대출 잔액도 12조5146억 원으로 3조3532억 원 감소했다.

그렇다면 왜 문을 닫을까 당연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닫는 것이고 돈이란 게 풍선처럼 어느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라도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합법적인 대부업체에서 빌리지 못한 돈은 자연히 더 악조건인 일반 사채업자들의 손아귀로 넘어가게 된다.

마치 동물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먹이사슬마냥 사자가 포기하고 버린 얼룩말은 늑대나 하이에나가 먹기 마련이다. 더 배고팠던 포식자들에게 먹히는 방법은 자연히 더 악랄하고 강한 식사법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기존의 사자처럼 봐주고 말고가 아니라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불법의 생존법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저 신용자 및 우수대부업체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대부업체에서 불법 사 금융 시장으로 이동한 저 신용자는 최소 5만3000명에서 최대 9만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달한 금액은 최대 1조4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은 누구일까.

저 신용자가 다시 갚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그들의 삶은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가난한 자들의 현주소다 반면 돈의 가치가 자꾸 하락하다보니 이제 중산층이 사라져버렸다. 나름 먹고살만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까지 자신들의 처지를 가난하다고 자학한다.

연 소득 8400만원을 버는 상위 20% 고소득 가구지만 자신을 중산층이나 하층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정부는 중산층과 부유층의 경계선을 연 7800만원으로 제시했다. 독자님은 현재 월 소득이 얼마일까. 연봉 7800만 원 이상이면 일단 중산층이다.

하지만 막상 벌어서 써보면 8,400만원은 되어야 중산층이라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중위소득의 75~200%를 중산층의 기준으로 삼는데 한국 전체 소득기준으로 볼 때 1인 소득은 약 월 222만원으로 167만~445만원을 벌면 중산층에 포함된다.

다시 말해 일반 국민들의 대다수가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보며 이는 희망보다 절망적인 사회적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는 것과 같다. 문제는 돈의 가치다. 이제 길거리에서 100원짜리 동전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 금속탐지기로 하루 종일 동전만 주워도 월 300만 원 이상은 가능하다.

하루 종일 파지만 모아도 월 150만원은 벌수 있다. 주식이나 비트코인, 다단계는 물론 기획부동산과 하루에도 수 십 건의 투자종용 문자가 판을 친다. 가난한 사람은 다 이유가 있고 가난과 부자의 근본원인은 각자가 삶에 대한 의지가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