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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농업이 산업이 기생물인가
[데스크칼럼] 농업이 산업이 기생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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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5차 협상을 앞두고 연일 전국이 들썩인다.

성난 농민들은 전국곳곳에서 과격한 시위를 벌이고 있고 정부는 이를 원천봉쇄 하느라 많은 경찰병력을 동원하고 있다. 마치 전쟁놀이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처럼 한미 FTA협상을 놓고 국익에 반하는 논쟁이 국민들 사이에도 분분하다. 즉, 농업과 산업, 농업인과 산업인은 저마다 국익에 대한 높낮이 의견을 제시한다.

두 의견 다 장단점이 있고 일리가 있다. 필자는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할지 혼란스럽고 더군다나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답답하다.

하지만 동국대 김영진 교수(불교학)가 최근 한미 FTA협상에 대해 쓴 글 ‘농업포기로 잃게 될 것들’을 접하고 바로 이런 부분이 농민들의 분노를 끓게 하는 구나하고 깨달았다.

농업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김 교수의 글 중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본다.

도시민과 산업현장에선 “그까짓 농업, 지금도 있으나 마나 한데 뭐 없는 셈 치지”라고 이야기 한다. 또 낡은 세간이 볼품이 없으니 그냥 버리라는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 정부쪽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은 쉽게 경제원리에 충실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농업은 여러 개의 산업들과 어깨동무를 할수 없다. 철강산업, 자동차산업, 정보통신산업, 그리고 농업. 이런 식의 배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농업이 기생물일 뿐이다.

농업은 하나의 산업이기 이전에 대지를 구성하고 보존하는 하나의 장치다. 우리 국토의 들과 산은 농업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물론 농업의 대지관리는 공장에서의 기계관리와 다르다. 농업에는 기계처럼 제어되지 않는 분의 공간이 늘 함께 있다. 그리고 흙과 공기는 늘 교감한다. 들에서 자라는 농작물은 기계적 계산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김교수는 “자연은 계산 할수없는 부분을 선물한다. 우리는 이런 선물을 통해 공동체의 원형을 배우고, 농업은 인간이 자연과 공유해야 할 연대감을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농촌이 사라진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떤곳이 될까? 농민의 반대절규가 왜 심각할까?
한미FTA는 단지 경제구조의 변화 조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삶의 방식에 대한 전면적 재조정이다. 일종의 물리적 반칙인 것이다. 경제적 손익계산에서 삶의 방식이 저당 잡혀지고 농촌 공동체의 파괴가 시작되는 것이다.

앞으로 저 풍요로운 들녘은 어떤 곳으로 변할까. 저 푸른 시내와 강물은 무슨 색이 될까.

이 땅은 온통 공장이나 버려진 곳이 될 것이다. 그리고 폐허로 변한 농촌은 도시에서 쏟아지는 산업폐기물이나 오염된 공기로 가득 찰 것이다. 안 될 일이다. 묵과 할 수 없다. 그래서 농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우리는 농업의 역할이 단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농업은 기생하는 산업이 아니라 생태계를 지키는 중요한 장치다. 생태계와 인간은 농업을 통해 공존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농업은 생명과 교감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위정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농민들은 절규하는 것이다.

김 교수의 글은 농민들의 입장에서, 농촌의 실상을 잘 이해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김교수의 글은 글로벌 시대 농업도 산업과 공생의 길을 가야해야 하고 특화로 수출의 길도 넓혀나가야 하며, FTA는 언젠가는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라는 지적이 없어 아쉽다.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국력소모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영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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