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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의 기자수첩]우리의 안심 먹거리, 로컬푸드의 자립을 위하여
[윤성민의 기자수첩]우리의 안심 먹거리, 로컬푸드의 자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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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터넷과 서점 등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구었던 웰빙붐을 기억하는가. 웰빙은 매체라는 절대 권력을 등에 업고 대중의 생활과 식탁을 누비며 우리의 일상과 어우러졌다.

 

절대 식지 않을 것 같던 웰빙붐이 사그라들 때 쯤, 로컬푸드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고 반경 50킬로미터 내에서 생산한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히고 신선도와 영양을 최대한 보존하고자 하는 취지의 신조어다.

하지만 동전에는 앞면과 뒷면이 있듯, 바쁘게 소비자를 찾아가는 로컬푸드의 뒤에는 농민들과 소비자의 고충이 공존한다.

현재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하는 농가의 대부분은 비닐하우스를 보유하지 않은 가난한 소농과 고령농가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겨울철에는 로컬푸드를 만날 수 없고, 각 농가는 겨울철이 되면 일거리가 없어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로컬푸드 농가들과 소비자의 고충을 함께 덜어내고자 경기도가 발 벗고 나섰다. 경기도에서 고양과 화성 등 6개 시군에 21억 원 규모의 비닐하우스 설치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닐하우스 설치 지원금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모든 매체를 달군 웰빙의 바람을 타고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한 각종 웰빙 센터들은 간판만 바뀐 다른 업체가 되었고 식·약품들은 수요의 부재 가운데 폐기물 함으로 들어갔으며, 각종 서적들은 오침을 즐겁게 해 줄 베게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로컬푸드 또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웰빙과 같은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로컬푸드의 유행에 힘입어 비닐하우스 건설을 지원해 주는 취지 자체는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말 로컬푸드 농가에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닌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로컬푸드를 위해 비닐하우스를 건설해 주는 지원은 일차원적 지원이 될 여지가 있다.

지원금을 통해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의욕적 생산에 박차를 가하더라도 수요가 없는 생산은 가치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라는 말처럼, 각 지자체는 로컬푸드 농가가 자립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고심해야 한다.

지자체의 지원이 건설비용이라는 물질적인 것에 그친다면, 로컬푸드의 인기가 수그러듦과 동시에 우리의 인식에서 잊혀져간 웰빙의 전철을 따르게 된다.

지속적인 홍보와 행사를 통해 끊임없이 시민에게 다가가는 로컬푸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른 순서라고 생각한다.

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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