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한 심경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6일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초청해 면담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돼 초래된 국정 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과 의원들에게 두루두루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는 정 원내대표의 의원총회에서의 전언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탄핵이 가결되면 받아들여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당에서 이런 입장을 생각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4월 퇴진·6월 조기대선’ 당론을 무효화하고 오는 9일 국회의 탄핵 표결에 자유투표 당론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용했다는 정 원내대표의 또 다른 전언이다.
또 박 대통령은 “당에서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을 하자는 당론을 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라를 위해 정국을 안정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당론을 정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리 기일까지 스스로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약 50분 동안 면담하면서 ‘의원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며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국회 이민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