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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게임 속에 실종된 정책대선
정치게임 속에 실종된 정책대선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7.11.0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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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씨의 무소속 출마로 요동치는 대선구도에 ‘박근혜의 선택’이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보수 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이명박-이회창 대결에서 박 전 대표가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한 쪽으로 형세가 급속히 기울 수 있다. 이명박 대세론을 뿌리부터 허물 경우 한나라당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회창 변수는 대선 후보 손익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당정치 훼손과 정책선거 실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 대선 출마는 정치적 명분을 인정받기 힘든 행위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경선 불복과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시대착오적인 반공 구호를 앞세운 극우파의 등장이다. 이는 시대흐름을 되돌리려는 시도로써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이회창 보수 선명성 경쟁이 핵심 관심사로 떠오를 경우 2007 대선의 시대정신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 우려도 있다. 두 사람이 꿈꾸는 세상이 얼마나 다른지도 의문이다. 한겨레는 지난 5일 사설에서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 듯이, 서로 다른 가치와 비전을 가진 집단이 치열하게 경쟁할 때 국가는 한 단계 더 도약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무엇보다 출마선언 전후 20%대의 지지도를 확보한 이회창씨의 기반이 박 전 대표의 지지기반과 겹친다는 점이다. 이씨가 내세운 출마명분은 사실상 박 전 대표가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제기했던 논리이기도 하다.박 전 대표가 경선 승복이라는 대의명분과 정서적ㆍ노선 상의 공감 사이에서 번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시대정신’ 실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시대정신은 없고 세력만 남아 있고, 당은 없고 후보만 있는 형국이다.한나라당과 보수 진영 안팎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정치게임은 호사가들의 흥미거리는 될지언정 우리의 관심사는 아니다. 우려되는 것은 정치게임 속에 중요한 정책 대결이 실종되는 점이다. 저급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데 자질과 정책을 따지고 물을 겨를이 있겠는가. 이회창씨의 무소속 출마가 몰고 온 가장 큰 폐해는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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