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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움이 큰 기쁨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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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교육대서 신부 설교에 감명… 매달 월급모아 기부
아름다운 군인 백마부대 김성훈 상병

살면서 ‘죽도록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대한민국 한 군인이 평생의 생활지표를 ‘아름다운 일’로 설정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백마부대 김성훈 상병(23). 김상병은 작은 아름다운 일이 차곡 차곡 쌓이면 큰 아름다움으로 바뀌어 고통 받는 불우한 이웃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김상병은 이병때부터 받은 봉급 전액을 시민 공익재단인 ‘아름다운 재단’(1999년 설립·시민의 기부금으로 운영)에 보내고 있다.

김상병이 이렇게 아름다운 일을 실천하게 된 동기는 군종 신부님의 설교에 감동받은 후부터 였다.

2004년 12월에 입대, 신병교육대에서 5주간 신병교육을 받던 중 만나게 된 신부님은 “사람의 인생은 짧다 의미 있는 삶은 죽도록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거예요”라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김상병은 ‘내가 군 생활 하는 2년 동안 뜻 깊고 죽도록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군 입대 전 TV에서 본 ‘아름다운 재단’이라는 사회봉사 단체를 떠 올렸고 이곳을 통해 ‘내가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해보는 것이 좋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김 상병은 그 후 100일 휴가를 나와 ‘선행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처럼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2개월 동안 모은 자신의 봉급을 익명으로 송금했다.

첫 송금액은 100일 휴가 전까지 모은 6만 6천원.

이렇게 작은 아름다운 일에 걸음마를 뗀 김 상병의 선행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상병은 매월은 아니지만 3개월 정도 한번 씩 나오는 휴가에 맞춰 보고 싶고 그리웠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쪼개어 부대에서 모은 봉급을 들고 은행에 찾아가 송금을 했다.

현재까지 송금한 금액은 50여 만원. 작년에는 매월 일병 봉금 전액인 3만 6천원을, 상병 진금을 한 12월부터는 상병 봉급 전액 3만 9천 900원 을 송금했다.

김상병은 매번 송금할 때마다 조그마한 메모를 남겼다.

그 메모들 속에는 이등병의 힘든 시간, 아무도 모르게 베풀고자 하는 노력, 나태해지는 자신에 대한 채찍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피곤한 업무에 배가 고파서 과자도 사먹고 싶고, 추운 겨울날 따뜻한 핫팩 하나라도 사서 몸을 데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지만 김상병은 자신의 작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주었고 그의 이러한 선행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얼마전에는 봉급통장에서 자동적으로 송금이 되도록 자동이체를 신청하기까지 했다.

최근 상병 봉급이 많이 오르면서 김상병이 받는 봉급액은 6만 5천원, 분대장으로 임명되면서 임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매달 4만 원 정도의 금액을 송금하고 있다.

적은 액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아름다움의 의미를 가리켜주고 있는 김상병, “나의 작은 도움이지만 누군가의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송금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알려지게 되어 쑥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상병의 이러한 선행이 알려진 것은 ‘아름다운 재단이 익명의 자동이체 송금자를 추적해 감사의 편지를 보내옴으로써 밝혀졌다.

그는, “지금 분대장이 되어 분대원들 격려차원에서 PX를 좀 이용하다보니 돈을 쓸 일이 많아져서 안타깝게도 봉급 전액을 기부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김상병은 “제대 후에도 죽도록 하고 싶은 아름다운 일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봉사활동도 겸할 계획”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06/05/19 고양/정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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