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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량미로 쓰라고 쌀 지원했나
북한 군량미로 쓰라고 쌀 지원했나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2.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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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북측 주민들을 위해 우리가 지원해 온 쌀이 군량미로 전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까지 강원도 인제 지역의 북한군 최전방 부대에서 적십자 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쌀 마대가 트럭에서 하역되는 모습이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됐다.남한산 빈 쌀 마대는 북한군 전방 진지 구축에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이탈 주민들의 증언 등에 의해 제기된 대북지원 쌀의 군 전용 의혹이 확인된 셈이어서 충격이 적지 않다. 그간 공공연하게 나돌던 `군 전용 의혹'이 확인된 셈이다. 쌀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을 위해 지원한 것으로 용처가 분명히 정해져 있다. 결코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북측이 군 부대로 유출시킨 것은 신의를 저버린 행위다. 탈북자들은 북측이 질 좋은 남한 쌀을 군에 우선 배분하고 군이 보유한 묵은 쌀을 주민에 나눠주고 있다고까지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아무리 `선군(先軍)정치'라고는 하지만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남한이 북핵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식량을 보낸 것은 순수한 인도적 차원이었다. 북녘 동포가 굶주려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지원된 쌀은 당연히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분배되었어야 한다. 이 가운데 일부나마 군대로 빼돌려졌다면 인도적 지원의 근거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결과가 된다.물론 북한의 특수한 내부 사정 상 지원된 쌀이 주민들에게 분배되는 것을 일일이 점검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또 북한에서 생산된 쌀을 군량미로 먼저 확보하고 남한에서 지원한 쌀을 주민에게 나눠준다면 별반 달라질 게 없다.그러나 남측이 보낸 쌀이 군량미로 전용된다는 사실은 남측 국민의 정서로는 용납하기가 어렵다. 반드시 북측에 경위를 확인하고 강력한 항의와 함께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북측의 군사용 빼돌리기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통일부에 통보했다고 한 반면 통일부 관계자는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규명해야 한다. 인도주의적 문제라면 어느 쪽이든 북측과 접할 기회가 있었을 때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 북한은 최근까지 착공조차 하지 않은 채 현장방문과 사용 내역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의식해 이런 문제들을 덮어놓은 채 대북 지원을 계속 한다면 `퍼주기'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인도적 대북 지원이 계속되기 위해서도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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