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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5.31 참패' 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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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 후임체제 등 수습방안 놓고 이견
`지도부 총사퇴론' vs `김근태 불가피론'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 참패의 후폭풍에 휩싸여 휘청대고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급 의원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뭉치자"며 발빠르게 당 내부 수습을 꾀하고 나섰지만 이번 선거참패에 따른 심리적 충격파가 워낙 큰 탓에 당 전체가 구심점과 방향감각을 상실한 듯한 대혼돈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장 정동영(鄭東泳) 의장 사퇴에 따른 후임 지도체제 정비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지만 내부의 심각한 이견이 표출되는 혼란상이 연출되고 있다. `첫단추'부터 삐걱대고 있는 셈이다.

우리당은 1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후임 지도체제를 포함한 당 수습방안을 논의했으나 최고위원들간에 논란만 벌인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우상호(禹相浩)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최고위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오는 5일 오후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후임 지도체제로 거론되는 두가지 방안을 놓고 참석자들의 의견이 첨예히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당규에 따라 2.18 전대의 차(次)순위자인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하는 방안과 지도부 일괄사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을 임시 지도체제로 끌고가는 방안이 그것.

먼저 의장직을 물러나기로 한 정 의장은 `김근태 승계' 카드를 제시하고 최고위원단의 동의를 구했다는 후문이다. 현 상황에서 `대안없이' 무작정 최고위원단이 동반사퇴할 경우 `지도부 공백' 상태로 인해 당이 심각한 분열과 혼란상태에 빠져들 가능성에 대비한 일종의 `연착륙' 시도로 풀이된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책임있고 질서있게 수습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회의에 참석한 유재건(柳在乾) 이용희(李龍熙) 의원도 적극 동조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31일 밤 김 최고위원과 단둘이 만나 "내가 십자가를 지고 갈테니 당을 이끌어달라"고 의장직 승계를 권유했고, 김 최고위원은?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참여정치실천연대의 지지를 얻고 있는 김두관(金斗官) 최고위원은 "원래 선거가 끝나면 지도부가 일괄사퇴하는게 원론적이지만 지금 당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며 "그냥 털어버리는게 마음이 편치 않아 김근태 최고위원이 승계해 당을 운영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당내 친노.영남그룹을 대변하고 있는 김혁규(金爀珪) 최고위원은 즉각 반기를 들고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선거에 참패한 당의 지도부가 그대로 눌러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과오"라며 "지도부 전원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도부 총사퇴후 비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성 몫의 조배숙(趙培淑)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으로서 참혹한 참패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다"고 공동보조를 취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한 채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으며 막판까지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최고위원측의 한 관계자는 "5일까지 숙고하고 고뇌하면서 주변 의견을 듣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후임 지도체제를 둘러싼 최고위원들간의 이견은 `포스트 정동영' 체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당내 세력간의 파워게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2.18 전대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계파 또는 후보간 `연대'구도가 밑바닥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전대 당시 `정동영-김혁규'와 `김근태-김두관' 조합이 팽팽한 대립전선을 그렸었다.

이에 따라 당 주변에서는 정 의장과 `지원관계'를 유지해온 김혁규 최고위원측으로서는 `김근태-김두관' 라인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는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5일 열릴 의원총회-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는 당 지도체제 정비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계파나 그룹들은 당장은 선거패배의 충격 속에서 대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이날 낮부터 속속 모임을 가지면서 당 수습방향과 당 진로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중도성향 모임인 `광장파' 소속 일부 중진들은 이날 시내에서 서울.경기지역 초.재선 의원 10여명과 오찬을 갖고 당 지도체제 정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근태 승계론'이 대세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재야파 모임인 민주평화연대(민평연)도 이날 낮 모임을 갖고 김 최고위원의 승계문제를 논의했으나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바른정치모임'과 친노직계 그룹인 의정연구센터도 주말을 전후해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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