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업체

[기고]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기고]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email protected]
  • 승인 2023.05.04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동화작가)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동화작가)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했다. 1922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지 한 달 뒤 개벽사에서 세계 명작동화를 번안한 『사랑의 선물』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듬해 3월부터는 <어린이>라는 잡지를 출간하기 시작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해방 선언’을 했다. 

이 선언에 해당하는 선전문을 요약하면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하고,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에게 무·유상의 노동을 폐지하고, 배우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가정과 사회에서 배려하라.’는 것이다.

이 선전문을 ‘어린이 해방 선언문’으로 간주한 이유는 어린이 인권 존중과 각종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선언은 1924년 국제연맹에 의해 채택된 ‘어린이 권리 선언’보다 1년 앞서 ‘어린이 해방’을 선언했다는 데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다.

윤리적 억압으로부터 해방, 경제적 억압으로부터 해방, 어린이들이 배우고 놀 수 있는 권리를 담고 있는 이 선언문은 ‘어린이는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초점이 맞춰있는 제네바 선언보다 더나아가 ‘어린이는 온전히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어린이 해방선언 백주년 기념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잔치마당이 펼쳐졌다. 이 행사는 거리에서 진행되는 대형인형 퍼포먼스와 거리퍼레이드 및 16편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들을 대표해서 세종문화회관 앞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 올랐다. 

국회 도종환 의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오신환 서울정무부시장 등과 함께 올라,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발간하여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어린이 학대와 폭력, 동반 살인, 교통사고 등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과는 정반대인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인구절벽이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출산율 1명 미만으로 지구촌 최악의 저출산 국가에다가 OECD 국가 중 어린이 행복 지수가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를 표방한 ‘어린이 친화 도시’를 선포하기 시작했다. ‘어린이 친화도시는 1996년 유니세프(unicef)에서 주관한 제2차 유엔인간정주회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적으로 85개 인증도시, 추진 도시 31개로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수도권만 살펴보아도 경기도는 과천시를 비롯한 17개, 인천은 남동구를 비롯한 3개 구가 유니세프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어린이를 위한 복지 증진과 제반 환경조성, 놀이시설 확충 등 여러 사업을 통해 어린이가 살기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앞장선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이 되는 금년을 기점으로 미래의 동량인 우리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다투어 선포되고 있는 ‘어린이 친화도시’가 구호로 그치거나 빛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어린이가 정말 행복한 나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