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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창] 사진찍기
[동심의창] 사진찍기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email protected]
  • 승인 2023.10.06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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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기
                     신현배 

부처님 사리탑이
서 있는 절 마당에

아이가 엄마 앞에서
독사진을 찍는다

때마침 독경 소리가
배경으로 찍힌다.

정으로 돌을 쪼듯
내리쬐는 볕 따가워

셔터를 누르기 전에
눈감아 버리는 아이

저만치 솟은 미륵불도
따라 눈을 감는다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신현배(申鉉培, 1960~  )는 서울 출생으로,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약관의 나이를 막 지난 1981년 계간 <시조문학>에 시조 「겨울역에서」, 1982년 월간 <소년>에 동시 「강아지풀」이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었으며 창주문학상,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거미줄』, 『매미가 벗어 놓은 여름』, 『산을 잡아 오너라!』, 『햇빛 잘잘 끓는 날』, 『꿀강아지 똥강아지』, 『종아리를 맞은 참새』 등이 있다. 현재 동시조 ‘쪽배’ 동인으로 활동하며 동시조 창작에 열중하고 있다.

가을 볕이 따가운 절마당에 서서 아이가 사진을 찍는다. 부처님 사리탑을 배경으로 엄마가 아이의 독사진을 찍어준다. 아이는 햇볕이 다가워 눈을 감는다. 사진을 찍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은 사진이 나온다. 사진은 찰나(刹那)의 예술이다.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를 찰나라고한다. 

2연으로 된 이 시조에서 종장이 문학성을 발하여 감칠맛을 나게 한다. 독사진에 독경소리까지 찍힌다고 한 표현이나 미륵불도 따라 눈을 감는다고 한 표현은 이 시조의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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