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업체

[기자수첩] 가평군 행감을 보며 성실(誠實)을 생각하다
[기자수첩] 가평군 행감을 보며 성실(誠實)을 생각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평주재 황지선 차장<br>
▲가평주재 황지선 차장

가평군의회가 6월 10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를 진행했다.

5일차인 14일 행감에서는 환경정책과, 자원순환과, 도시과, 교통과, 건축과, 허가민원과 부서가 대상이었다. 그런데 교통과 감사에서 가평군청 교통과장의 답변과 태도가 성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원중 의원은 레일바이크 주차장 조성 건과 관련해 주차장 부지 확보, 예산 확보, 타워형주차장과 노상주차장 변경 등을 언급하며 부지 구입과 주차타워 건립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교통과장이 주차장 부지를 NGO가 쓰고 있다고 밝히자 최 의원은 잘못 알고 있다고 확인해보라고 요청했다.

최 의원은 이어 방지턱 관련 정비 요청에 대해서도 시범운영을 북면에서 하지 않은 것과 함께 현리에서부터 청평, 가평으로 오는 노선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통과장이 “앞으로는 체계 있게 미리미리 준비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하자 최 의원은 “가평교통 핑계를 댈 게 아니라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며 “계획되어 있던 것을 왜 부랴부랴 하느냐, 앞으로 계획 세워서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민숙 의원은 방지턱 관련 질의를 하면서 “‘부랴부랴’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쓰셨다”며 “가평군민들 행정을 볼 때 가평 공무원들은 뭐든지 그때그때 부랴부랴 하느냐”라고 쓴소리로 지적했다.

강 의원은 “계획적이지 않고, 체계적이지 않다”며 “노선을 북면 쪽으로 검토한 것은 초고령 어르신 숫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계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검토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행감장에서 답변 태도가 너무 불성실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모른다, 판단하지 못했다, (이런 말을 할 게 아니라) 계획성을 세워서 착오 없이 진행할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강 의원도 과속방지턱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을 언급하며 “과속방지턱에 대한 가평군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준이 부실하고 과속방지턱 높이와 넓이가 맞지 않아서 어떤 분은 있어야 한다, 어떤 분은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평군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예전에는 ‘전시행정(展示行政)’이라는 말을 썼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사라진 표현에 가깝다. 그만큼 집행부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행감은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감사를 잘할수록 행정의 질은 높아진다. 부실한 행정을 바로잡고 더 나은 행정을 할 수 있도록 ‘선의의 회초리’를 들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집행부는 ‘성실의 의무’를 다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성실’은 한자로 ‘誠實’이라 쓴다. 이 낱말은 ‘정성, 참됨, 진실’ 등을 품고 있다. 행감을 진행한 의원들이 담당 공무원의 태도를 불성실하게 느낀 것은 답변 내용이 부실하고 성의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행감 영상을 보면 필기구를 책상에 두드리면서 소리를 내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고, 형식적인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통과를 포함해 집행부 행감에 나온 담당 공무원은 의원들의 질의에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

이는 가평군이 가평군민을 위해 행정을 잘 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검토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잘하겠다, 파악하지 못했다, 확인해보겠다, 별도로 보고하겠다, 부랴부랴 하느라…”라는 답변은 무성의한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니 이런 언행은 꼭 피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