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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저출산보다 더 위험한 초고령
[덕암칼럼] 저출산보다 더 위험한 초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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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정부가 최근 저출산 문제를 두고 심각한 정황을 발표했다. 아이가 줄어든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새삼 요란을 떤다. 이제는 별 방법도 없고 나아질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저출산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숫자에 연연할 게 아니라 질적 향상을 꾀하는 일이다. 어차피 아이들이야 더 낳으라 해도 안 낳겠다고 무출산 운동까지 벌이는 판에 사생활을 국가가 어찌 감당할까. 아이 낳지 말고 그냥 노후까지 사는 것은 자유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어찌 되든 그것은 그때 가서 볼 일이고 없는 아이들은 돈 주고 살 수도 없는 만큼 있는 아이라도 잘 키우는 일에 예산을 투자해 보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현재 있는 아이들이 잘 크고 있다고 자부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빈부격차로 인한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가정에서 아이들도 포함되지 않을까. 자영업자가 폐업해 대출도 못 갚고 실업자에 신용불량이 되면 그 집에 함께 살고 있는 자녀들은 호의호식하며 살까.

궁한 용돈은 더욱 자녀들의 사춘기를 힘들게 하고 어쩌다 인터넷을 열면 온갖 변태들이 하룻밤 자자고 난리다.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도 주변 환경이란 게 주유소나 편의점 등 알바 수준이고 먹는 음식도 인스턴트 식품에 환경호르몬이 가득한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윤리는 물 건너간 지 오래고 돈 못 버는 부모는 부모가 아니라 무능한 보호자다. 가장은 가난하고 싶어 가난한 게 아닌데 사방을 둘러봐도 치열한 경쟁과 사투를 벌였던 사업장의 뒤처리에 벌어도 이자 갚기에 바쁘다.

자고로 사람이란 도망갈 구멍이 있어야 살려는 의지도 생기는데 현재 통계상 국내에는 약 300만 명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폐업한 채 방안에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 했다.

총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만 원씩 준다했고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이 또 돈을 주네마네 한다. 그 돈 준다고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여유 있는 사람에게는 푼돈이고 없는 사람에게도 별 도움 안 된다.

어차피 빚이 산더미처럼 많은데 25만원으로 뭘 할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차라리 그 돈으로 당장 굶어 도둑질할 수 밖에 없는 청소년들 밥이라도 먹이는 자장면이나 국밥집을 선정해 배라도 굶기지 말아야 한다.

어째 하는 짓들을 보면 가관을 넘어 어이가 없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아이 낳으라고 돈 퍼주고 근무 날짜 줄여주고 해봐야 전혀 진전 없으니 있는 아이들 타락하지 않고 반듯하게 살도록 정부가 보살펴주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각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해 쉼터를 전전하는 아이들도 우리나라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판사·검사도 될 수 있고 기술자도 될 수 있다. 물질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현재의 아이들에게 기대할 것이 너무 열악하다.

모든 책임은 현재의 기성세대에게 있다. 반면 더 끔찍한 일은 저출산보다 초고령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이제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미 도덕의 붕괴로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일은 천분의 일에 불과하다.

이미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을 초과하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내년이면 20% 이상이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 이대로라면 얼마 못 가서 대한민국에는 청소년과 아이들이 사라지고 머리가 백발인 노인들만 거리를 메울 것이다.

문제는 노령으로 인한 문제점이 시작부터 교통사고 위험률이 높다며 천덕꾸러기 취급이 시작되는데 몸조차 가누지 못하면 누가 그 뒤치다꺼리를 맡을까. 자식, 친구, 친척, 모두 피할 것이고 간병인은 지금처럼 수급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최근 수년간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그나마 조선족과 외국인 간병인들이 경제적 이유로 한국 노인들의 대·소변을 치우고 있지만 얼마 못 가서 그런 인력은 구하기 어려운 시점이 된다.

지금부터 예상되는 일은 산술적 통계로 봐도 어떤 식으로든 미뤄 짐작해 봐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일단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다. 넘치는 노인 수요를 감당할 간병인의 공급은 절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시장경쟁 논리에 따라 지금은 하루 13만 원 정도인 간병비가 천정부지로 상승해 하루 20만원, 30만원 한다 해도 부족한 입장에서는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간병인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가격을 올려도 갈 곳이 넘치다 보니 당연히 배짱 간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강제로 가격을 조절하거나 환자가 내지 못한 간병비를 지원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젊은 사람들이 죽어라 벌어서 부족한 세금을 내야 한다면 과연 누가 이를 반길까. 결론적으로 초고령사회의 노인들은 각자가 알아서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해야 할 것이고 안락사에 동의하는 사인을 너도나도 마지막 편지로 써야 할 것이다.

물론 살고 싶어 더 버틸 수도 있겠지만 병원과 요양병원, 요양원은 자원봉사 기관이 아니다. 의료비는 발생할 것이고 돈이 부족하니 당장에 간병을 구할 길 없는 자식들이 부모의 뒤처리를 도맡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몸이 성치 않더라도 정신만 성하면 다행이다. 치매 증상은 언제 어떤 식으로 가족들의 삶을 망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 했던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령화 여파에 돌봄 문제로 인한 범죄가 반복되면서 사회적 돌봄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기성세대부터 부모·자식이 함께 사는 것을 멀리하고 있다. 만 55세부터 64세까지 전국 60년대생 성인 남녀 980명 중 자녀와 살고 싶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고령층에게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수급자 수는 2008년 21만 명에서 2022년 101만 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5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갈수록 더더욱 빠른 속도로 불어날 것이고 감당할 대안은 전무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