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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이제야 말할 수 있다
[덕암칼럼] 이제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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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통일부·여가부 해체, 기상청은 환경부 소관부서, 민간기상청 활성화, 전매청 독점의 민간 시장 개방 등은 이미 필자가 지난 2021년 대선후보를 자처하고 나섰을 때 공약사항으로 천명한 내용들이었다.

특히 탈북단체들의 대북 풍선 날리기는 군사적으로 대치 중인 남북 간의 시빗거리가 되는 악재임을 강조한 바 있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권의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전 의원이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한 두 개의 국가 수용론에 대해 일파만파 파장이 일고 있다.

먼저 통일부 예산은 2024년 기준 1조 554억 원인데 해마다 삭감되고 있으며 2025년 남북협력기금은 올해 대비 28%나 줄었다. 통일부가 온갖 분야로 소중한 국민 세금을 편성해 집행, 사용하고 있지만 과연 통일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현실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민주평화통일 자문기구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통일의 성공여부는 대한민국 정부나 국민들의 열망, 소원 등 무형의 바람만으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다.

어쩌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와 남북을 기준으로 뒷배가 되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협조가 병행되어야 가능성이 있는 문제지 우리 정부가 바란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노크를 하고 돈을 퍼부었으며 故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소 떼도 몰고 갔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판문점 회담은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함께 했던가. 동독·서독처럼 베를린 장벽을 무너트리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광복 이후 분단된 지 5년 만에 한반도 전쟁을 치렀고 다시 휴전된 지 71년이 지났다. 당시 총구를 맞대던 병사들은 대부분 고인이 되었으며 지금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이었다.

부부가 살다가 서로 안 맞아 이혼한 지 수십 년이 지났으면 이미 서로 다른 가정을 갖고 자녀도 낳아 거주지는 물론 재산과 삶의 환경도 모두 다른 상황인데 한때 같은 호적에 올랐다는 미련만으로 재회를 꿈꾼다면 각자 다른 가정에서 이뤄왔던 모든 분야의 기본적인 이념, 가치관, 재원, 환경이 공존할 수 있을까.

아닌 것을 알면서도 통일을 주장하는 것은 미련이 아니라 ‘미련퉁이’라는 점이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걸핏하면 미국을 등에 업고 한미 합동훈련을 해대니 전쟁 분위기를 일으킨다는 트집을 잡게 되는 것이며, 핵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강대국들이 수천 개씩이나 소유하고 있는 핵보유국 문턱에도 서지 못하는 약소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핵무기를 죽어라 만들고 있다.

핵 포기로 인해 권력을 상실한 예도 보았고 핵이 없다면 어떤 대접을 받을지 명약관화한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 된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일 때 한 달 미만이라 했지만 1년이 넘었다.

이제 와서 포기하면 푸틴의 권력은 유명무실해지니 싫어도 끝장을 봐야 하는 것과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금까지 강국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꾸려온 핵무장을 포기하란다고 그럴 수 있을까.

북한 주민들을 설득하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안 되는 일을 될 것으로 믿고 버틴다면 미련한 것이다. 임종석 전 의원은 지금까지 북한과의 동행이 될 일이라서 지켜봐 온 것일까.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양대 국가 수용론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일까. 한반도 평화 문제는 어제오늘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이미 현대그룹이 추진하다 실패할 때부터 안 되는 일이었다.

지금이야 국민들이 워낙 똑똑해진 시점이지만 과거처럼 선거 때면 북풍이 불어 국민들 겁주는 정치적 쇼가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통일부의 존립으로 평화와 통일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될 것처럼 하는 일은 진작 중단되어야 할 일이다.

북한은 3대째 세습 체제고 남한은 5년에 한 번씩 대통령이 바뀌는 선거제다. 북한은 남한의 드라마만 봐도 총살형이고 남한은 전세계 온갖 분야의 영상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나라다. 북한이 삭발하고 승복 입고 부처를 섬기는 불자라면 남한은 십자가를 목에 걸고 기도하는 예수 신봉자들이다.

이념, 사상, 철학, 종교, 모든 것이 다른 나라를 하나로 묶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때늦은 농사를 짓자는 것이다. 차라리 북한의 지하자원과 남한의 기술을 협력해 경제 대국이 되겠다거나 탈북민들이 북한의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과정에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소개비를 줄이는 효율적인 창구를 개설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인 대처다.

북한의 독재체제가 남한의 자유와 섞일 수는 없는 일이다. 자유에 길든 남한의 모든 것을 북한 주민이 깨닫게 된다면 과연 지금 같은 독재체제가 가능할까? 물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기에 통일은 불필요한 바람이었으며 강대국의 판짜기에 남북한만 고혈을 짜내 국방비를 지출해야 했다.

필자는 남북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말한다. 남북이 할 수 있는 일 중에 피 흘리지 않고, 서로 사상을 침해하지 않고 주변국에서 부러워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우리의 민족적 공감대가 일본을 기점으로 오랜 역사적 고증을 볼 때 끊임없이 침략을 해온 몽골과 중국, 미국이 간섭할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는 일이 있다. 우리 민족만이 전해 내려오는 풍습이나 놀이가 있다.

영어로 스포츠라 하고 우리 말로 민속놀이라 한다. 고무줄, 공깃돌, 오징어게임, 닭싸움, 기마전은 물론 겨울 운동으로 연날리기, 얼음판 앉은뱅이 썰매와 팽이치기도 그렇고 전세계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한민족만의 전통 놀이가 수십 가지나 된다.

대한생활체육회의 수장으로서 말한다. 남한과 북한이 지역별로 리그전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을 선출해 공동경비구역에서 한판 승부를 겨뤄보고 시상식은 독도에서 하면 일본이 우리를 어떤 시각으로 볼까.

그래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양측 국가대표는 해당 국민에게 상당한 신뢰를 받을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을 권하는 것이다. IOC(국제 올림픽 위원회)에서 기겁을 하고도 남을 일이다.

어떻게 저런 종목을 즐길 수 있을까. 지혜와 순발력, 팀워크가 어우러져야 이길 수 있는 우리 민족의 놀이에 반하고도 남을 일이다. 한민족의 운동 종목을 전세계 각국에서 모방하고 배워갈 수 있도록 남북이 시범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