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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창] 분노의 쇼핑
[동심의창] 분노의 쇼핑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email protected]
  • 승인 2024.10.1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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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쇼핑

                      백두현 

부부싸움을 한 엄마 

백화점에 가
양 손이 모자라도록 쇼핑을 하셨다. 

내 점퍼와 형 운동화
누나 블라우스
그리고 아빠 티셔츠. 

엄마 것은 없다.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백두현(白斗鉉)은 1963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자랐고, 현재는 제천에 살고 있다. 2009년 <자유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선수필>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저서로 동시집 『내 친구 상어』, 『엄마가 있지』, 수필집으로 『삼백 리 성묫길』, 『이제 와 생각해보면』 등이 있다. 한국불교아동문학작가상과 중봉조헌문학상을 수상했다.

쇼핑에도 종류가 있다. 꼭 필요한 것을 사는 쇼핑, 심심할 때 시간을 때우기 위한 쇼핑, 그리고 여기 어떤 엄마 같은 분노의 쇼핑이 있다. 부부싸움을 했을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광적인 쇼핑을 하는 경우다.

대개의 엄마들은 화가 날 때 음식을 많이 먹거나 분노의 쇼핑을 하는 방법으로 마음을 달래곤 한다. 기실 필요했던 것들이지만 마음의 부담으로 사지 못한 것들을 홧김에 몽땅 사버리며 억제했던 감정을 터트려보는 거다. 

이 동시는 살짝 비트는 반전에 매력이 있다. 제목이 분노의 쇼핑인지라 엄마는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을 몽땅 살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물건만 샀지 정작 본인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사지 않았다.

부부싸움 뒤 미운 남편 것까지 쇼핑하면서 스스로는 화장품 하나 선뜻 고르지 못하기 십상이다. 요즘은 많이 다른 세상이 되었지만 세월을 거스를수록 대개의 엄마들은 그랬다는 기억이다. 자신에게는 대접하지 못하고 가족들을 위해 희생만 일삼는 세상의 모든 엄마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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