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회장은 27일 덕성여대 재단 이사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고 전 총리는 분명 희망연대의 공동대표 가운데 하나”라면서 “하지만 희망연대를 그의 조직으로 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현실정치와 희망연대를 연결시키려는 시각에 대해 강한 톤으로 부정의 뜻을 나타냈다. 많은 사람들이 고 전 총리가 나섰다는 이유 하 나만 갖고 너무 정치적인 시선으로 이 조직을 바라본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회장은 가까이에서 지켜본 결과를 토대로 해 “고 전 총리 스스로 ‘지금은 정치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희망연대에 참여하게 될 인사들도 현실정치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는 말로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려고 노력했다.
이어 그는 “고 전 총리는 5명의 공동대표 가운데 한 명이고, 따라서 희망연대는 그의 생각에 좌우되지 않는다”며 “만일 시민단체인 희망연대의 방향이 당초 설립목적과 달리 이상해지면 그와 우리가 함께 이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개인 고건의 정치행보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되면 (고 전 총리를 포함해) 희망연대 회원 중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정치권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만일 고 전 총리와 그 지지자들이 대권행보를 본격화 할 경우에도 희망연대는 순수 시민단체로 잔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짧게 대답하면서 “아마 28일 창립선언문 등을 받아보면 이 점에 대해 충분히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우리 정치가 나타내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시종일관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 정치권이 의미 있는 정치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삶의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주장. 희망연대를 출범시키게 된 근본이유를 설명한 셈이다.
우선 그는 상당히 진지한 얼굴로 “각 정당과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 전반이 우리 사회의 대변혁을 이끌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기자에게 던졌다. 물론 그 속에는 사회 원로로서 정치권의 무능과 무기력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었다.
곧이어 이 회장은 국내환경과 국제정세의 불안정성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중국의 경제적 도약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안팎에서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상황에 직면해있으면서도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정치권 전체를 질타했다.
그는 “그동안 육지이야기도 다 못한 마당에 우리 정치는 바다이야기에 푹 빠져있다”고 지적한 뒤 “최근 우리 정치가 시민운동 차원의 이슈도 안 되는 것을 갖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며 “그래서 정치권 전체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나서 이 회장은 “이제 한국사회는 (정치의 중심인) 정당을 갈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이 부분에서 앞으로 우리 희망연대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희망을 찾고, 이것을 이슈화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지역별·산업별·업종별로 국민들을 찾아가 희망찾기와 희망모으기 그리고 희망늘리기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여기서 모아진 희망의 불씨를 모아서 횃불을 만든 다음 미래 한국사회를 밝히는 횃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여기서 이 회장은 “하지만 우리 활동은 희망을 찾아서 이슈화 하는 데에서 그칠 뿐”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희망연대는 종래의 그것과 다른 새로운 정치시스템이나 정치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일에 충실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희망연대 창립준비위는 24일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조직출범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했다. 이날 준비위는 고건 전 총리를 포함, 김수규 전 서울 YMCA 회장, 양현수 충남대학교 총장,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이종훈 시민사회포럼 대표를 창립총회에 공동대표로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희망연대의 설립배경과 지향점, 그리고 활동목표와 계획 등을 포함한 창립선언문을 완성, 오는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게 될 창립총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 회장은 향후 대선과정에서의 활동과 관련해 “순수 시민단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슈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 시민단체 자격으로 대선정국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