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업체

[사 설] 원-엔 환율 추락 한국경제 위기
[사 설] 원-엔 환율 추락 한국경제 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엔 환율의 끝없는 추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를 위기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8.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IMF이후(1997년11월.784.3원) 8년 11개월만의 최저치다.

일본 아베 총리내각의 엔화약세 기조와 외국환평형기금에 대한 국정감사 영향에 따른 외환당국의 시장방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하락폭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원-엔 환율하락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려 대일 무역적자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 철강 등 일본과 경쟁이 심한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전체 수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여기에다 내수회복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수출이 흔들리면 한국경제는 어려운 상황이 되며 따라서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제재조치결정으로 북한의 경제타격이 심화되면 우리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심각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기업들이 환율하락을 감안, 파생상품 등으로 리스크 헤지를 함으로써 실질적 손해는 커버할 수 있지만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헤지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환차손을 볼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 특히 일본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 대일 수출 중소기업의 타격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엔저로 수입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일 수입이 늘어나 무역수지적자가 심화되게 된다.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대일무역수지 적자는 181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 전체로는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엔저가 미치는 영향이 일본과의 교역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미치는 타격이 훨씬 높다는데 있다.

세계 주요 수출시장에서 엔저로 일본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상승하지만 한국제품은 대일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공통적으로 수출하는 100대 품목중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은 지난해 기준으로 45개에 달한다.

이들 경합품목에는 컴퓨터 부품, 디지털 반도체, TV부품, 승용차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상품들이 포진되어 있어 일본 상품들이 저가공세를 펼치면 우리 주력기업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실례로 도요타는 올 하반기 미국에서 소형차 야리스 가격을 현대 베르나보다 1천200달러 싸게 책정한데 이어 인도에서는 대당 600만원 가량 최저가 차량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국정감사에서“정부는 엔저 문제를 우려 하고 있으며, 수출 중소기업들의 애로를 파악해 필요하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엔화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는 환율은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전망이나 대책마련에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엔저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를 완화시키고, 환위험관리지원 협의회를 통해 수출기업의 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일본 시장분석 등 별도의 대일 수출전략을 세워 기업의 어려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