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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칼럼] 법보다 무서운 민심
[덕암칼럼] 법보다 무서운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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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람이 살면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위반하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죄의 경중을 판가름하는 것이 법원이며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결과가 발생하자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3심을 거치며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검증 과정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인가 답변서나 준비서면, 항소 이유서 등을 보면 대법원 판례를 많이 제시한다. 죄의 경중을 짚어보는 과정이 워낙 다양하고 변수가 많기 때문인데 같은 죄라도 다른 판례가 나온다면 그 판결의 당위성은 당연히 의심받게 된다.

특히 로펌이나 전문 변호사가 수임되어 재판이 진행될 경우 국선변호사를 배당받거나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피고든 원고든 억울한 입장이 되어보면 답변 과정에서 자기중심적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데 가장 실수하기 쉬운 대목이다.

분노와 격한 감정은 논리적 표현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객관성도 흐려지며 판사가 요구하는 전문 법률 용어는 더더욱 적용할 줄도 모른다. 당연히 패소다. 이기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그 바탕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은 진실이다.

진실을 주장하기 위한 과정은 서툴더라도 판사들의 판단력이 변호사의 전문용어에만 치중하지는 않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국민적 피해의식이 상당한 실정이다.

왜냐하면 요즘처럼 밀양 성폭행사건이 지난 범죄판결의 흔적을 되짚어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 당시는 왜 그랬을까. 44명의 가해자들이 왜 아무 벌도 받지 않고 무사히 면죄부를 받았을까.

차라리 그 당시 작은 벌이라도 받았다면 지금 와서 재조명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법원이 벌을 내리지 않았으니 20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 여론이 벌을 내리는 것이다. 특정 유튜버에 의해 불거진 이번 밀양 성폭행 사건은 이미 국민들의 분노에 불이 붙었다.

대충 꺼질 기세도 아니다. 성난 군중심리는 누가 감히 막는다고 해결될 시점을 넘겼다. 마치 현재 진행형의 사건처럼 가해자에 대한 어설픈 변론은 마녀사냥감이 될 것이며 피해자의 대응에도 관심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사건 담당 형사 대신 유튜버가 진행을 맡고 군중이 판사가 되어 무형의 판결이 진행되고 있다. 공소시효 따윈 필요 없다. 이제 사건은 원고·피고가 아닌 가해자·피해자 중심에서 피해자의 말 한마디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대중들의 판결은 형량의 한계 없이 무한 선고가 가능한 시점이 됐다.

경찰과 재판부의 개입도 무용지물이다. 오로지 가해자들의 형량은 여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아무 변론도 못하게 됐다. 법 위에 법이 생긴 셈인데, 이를 바로 잡으려면 법의 형평성과 중립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회복될까. 독자들은 그게 가능하다고 보시는가. 이런 사례가 되풀이된다면 그래서 군중심리가 최고의 법을 집행하는 판결을 넘는 위력을 갖춘다면 법의 존엄성은 물론 사회질서까지 위협받게 된다.

밀양 사건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라 그만큼 법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과 판사들이 결자해지의 매듭을 풀어야 할 시점이 됐다. 법이 법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도 문제지만 제2, 제3의 밀양 사건이 터질 때마다 마치 역사적 변곡점을 다시 찍어내는 것처럼 재조명된다면 현재 진행형인 대형 사건마다 재판부의 심리적 부담이 커질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실에 근거 형평성을 잃지 않고 세월이 지나도 당위성을 갖춘 판단을 하는 것이다. 돌이켜 보건대 이건 아니다 싶을 만큼 강력한 사건이 상식 밖의 처분으로 넘어간 것이 한두 번인가.

오죽하면 판사들의 뒷거래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국민들의 오랜 시간 쌓인 불신으로 재판부를 자처하며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필자가 간혹 사건·사고를 취재하다 보면 분명히 짚고 가야 할 사건임에도 유야무야 넘어간 일들이 많았다.

왜 그럴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사건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경동대학교 여중생 사건과 광명 동창생 성매매 사건 등이 그러하다. 사건 내용을 보면 밀양 성폭행 사건 보다 더 수치스럽고 잔인하며 비도덕적인 사건이 경동대학교 사건이다.

2020년 12월부터 수개월간 강원도 고성지역 13살짜리 여중생이 가출한 후 경동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외국인들과 성관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사건이다.

2021년 8월 해당 여중생이 학교 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의 과정을 보면 2020년 12월 네팔 국적 외국인 유학생 2명은 가출한 여중생을 자신들의 거주지로 데려가 번갈아 가며 한 차례씩 집단 성폭행한 이래 이듬해 2021년 1월경 또 다른 네팔 유학생 한 명이 성폭행했고 이를 알게 된 다른 유학생들이 범행에 가담하는 등 한국 여중생은 외국 유학생들의 성적 노리갯감이 됐다.

2021년 3월경에는 스리랑카 유학생이 5월에는 방글라데시 유학생이 승용차에 태워 성폭행하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2021년 11월 경찰은 피의자 69명 전원을 출국 금지시키고 수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주로 20대 네팔과 방글라데시의 청년 유학생들로 밝혀졌다.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기소됐지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1명의 한국 여중생을 상대로 수십 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집단 성폭행을 저지르고도 우리 사회는 침묵했다.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비자가 끝나는 기간에 맞춰 강제 추방으로 사건은 끝났다.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그 많은 여성단체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배후에 누가 있었기에 상대 국가 교환학생의 한국 학생이 누구였기에 경동대학교의 명예에 어떤 힘이 작용했기에 묻혔을까.

밀양 사건이 터졌을 때는 여성들의 인권에 대한 무지로 대한민국의 사각지대였다고 치자. 광명 사건만 해도 그렇다. 강제로 매도당한 여성은 있는데 수천 명의 매수 남은 없다. 매수남이 있었기에 수천 건의 성매매가 이뤄진 것인데 사건은 세월 속에 묻혀버린 셈이다.

이 또한 군중들에 의해 성역 없이 파헤쳐져야 할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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